한국 제천의 하늘에 장대비가 쏟아졌다. 온 도시가 울음바다였다.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최악의 화재 참사로 숨진 희생자 중 19명의 장례 발인식이 동시에 열렸다. 사랑하는 이를 영원히 떠나 보내는 남은 가족들은 통곡을 그치지 못했다. 화마는 단란했던 할머니·딸·소녀 3대, '봉사천사' 등 총 29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24일 오전 10시 30분 제천서울병원 장례식장. 친정어머니 김현중(80)씨와 경기 용인에 사는 딸 민윤정(49)씨, 손녀 김지성(18) 양 3대를 한꺼번에 떠나보내는 가족과 친지, 지인들은 억장이 무너졌다. 앞서 이날 오전 7시 제천 보궁장례식장에서는 민양과 동갑내기인 김다애(18) 양의 영결식이 거행됐다.
입버릇처럼 “봉사를 위해 태어났다”며 어려운 이웃을 위해 헌신한 ‘봉사천사’ 정송월(51·여)씨도 이날 가족의 곁을 떠났다. 지난 8년간 봉사단체에서 장애인을 위한 배식 봉사를 하는 등 남을 위한 나눔의 삶을 살아온 그였다.
지난 21일 오후 3시 53분께 제천시 하소동의 스포츠센터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이용객 29명이 숨지고, 36명이 다쳤다.
한편 경찰은 이날 건물이 수차례 불법 개조와 구조 변경이 됐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조사에 나섰다. 건물 소유주 등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