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약한 이들이 흔히 하는 실수가 자신의 부를 자신보다 더 부자에게 나눠주는 일이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설마 그럴까’ 싶지만, 주변에서 흔히 일어난다. 특히 회사 경영 과정에서 쉽게 비슷한 사례를 발견하게 된다.
수많은 경우가 있다. 그냥 선의로 돕는다는 게 그만 자신의 경쟁력을 빼앗기는 경우가 흔하고, 지략을 써 적을 강하게 해 더 강한 적을 상대하도록 한다는 게 그만 자신이 너무 약해진다는 사실을 계산에 넣지 못한 경우도 있다.
고래로 지략은 산법이라고 한다. 나뭇가지들을 놓고 서로의 길고 짧음을 대보는 것이다. 여기서 나뭇가지들은 다양한 가능성을 상징한다. 나뭇가지가 많을수록 산법은 복잡해진다. 이 때 가지의 수가 모자라면 계산이 짧아지고, 가지의 장단점을 제대로 보지 못하면 계산을 틀리게 되는 것이다.
어려운 산법 가운데 하나가 남을 돕는 방법이다. 남을 괴롭히거나 공격하는 것보다 산법이 더 복잡하다.
전국책에는 다음과 같은 고사가 있다.
제나라 이웃인 조나라가 강국인 위나라의 공격을 받았다. 위는 조의 수도인 한단을 포위하고 공격을 했다. 조가 이웃 제나라에 구원을 요청했다.
제나라 대신들이 모여 논의를 시작했다. 관건은 구원을 보낼 것이냐, 말 것이냐 문제였다.
한 대신이 말했다.
당대 제나라는 나라가 갈수록 강성해질 때였다. 좋은 대신들이 좋은 모략을 내놓고 있었다.
“구원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역시 당대 모략꾼들이 모인 제의 조정에서 대신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그 때 한 대신이 일어나 말했다.
“구원하는 게 득입니다.”
좌중이 웅성이자, 대신이 말을 끊었다 다시 이어갔다.
“제 생각은 조나라 한단으로 가 위를 공격하자는 게 아닙니다. 조를 도와 위나라의 남방을 공격하자는 것입니다. 위와 조는 한단을 놓고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지금 위나라 군세는 한단에 집중돼 방위가 약합니다. 지금 위나라 남방을 공격하면 쉽게 진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조를 간접적으로 돕는 것이 됩니다. 그러면서도 조와 위 두 나라가 싸움에 지치도록 만들 수 있습니다.”
제나라는 이 모략에 따라 위 남방을 공격했다. 한단을 공략한 위나라 군대가 뒤늦게 제나라 군대를 공격해 왔지만, 제나라는 지칠대로 지친 위나라 군대를 계릉에서 대피했다. 힘이 약해진 조나라와 위나라는 조공을 바쳐 제나라를 모시기 시작했다.
경영의 전쟁터에서 도움은 절대 그냥 주는 게 아니다. 살아남는 자는 또 다른 살아남은 자의 경쟁이 되는 게 경영의 전쟁터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