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망명 유학생들 속에 숨은 중국 당국의 스파이 우려도 급증[시리즈2]

  • 등록 2024.08.07 14:5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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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뉴질랜드 등의 중국 망명 유학생들이 늘고 있다. 이유는 크게 두가지가 꼽히고 있다. 일단 중국의 변치 않는 낡은 방식의 국가 통제가 변치 않는다는 점이다. 여기에 호주 당국이 유학생 정책을 바꿔서 쉽게 비자 연장을 해주지 않는 문제까지 겹쳤다고 한다.

이에 호주로 망명하는 중국 유학생 수가 늘었지만, 그 원인은 호주 당국의 정책 변화라기 보다 중국 정부의 통제에 질린 MZ세대 중국 학생들의 자발적인 선택이 더 큰 이유로 분석된다.

호주 인근의 뉴질랜드에 망명하는 중국 유학생들의 숫자 역시 급등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호주 사회의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중국 유학생 망명 조류에 중국 당국이 의도한 위장 망명도 적지 않다는 점이다.

실제 적지 않은 중국 망명자들 가운데 중국 당국에 적극 협조하는 것으로 호주 등의 정부 당국은 보고 있다. 이들은 사실상 중국이 보내는 간세인 셈이다.

미국의 소리(VOA)는 최근 호주 유학생 망명 추세와 관련한 심층 보도를 하면서 이 같은 우려점을 전했다. 한중21은 자료를 보충해 2회에 걸쳐 보도한다.

 

#순수한 망명?

호주 난민 협회의 CEO인 데브 스트링거(Deb Stringer)는 미국의 소리와 인터뷰에서 호주에서 망명 비자를 신청하는 중국인들이 다양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표현의 자유 억압에 대한 두려움, 인권에 대한 우려, 공중 보건 조건 및 정책에 대한 걱정, 사회 정책의 변화와 국제 관계의 긴장으로 인한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감 등이 대표적인사례들이라고 그는 꼽았다.

스트링거는 "중국에서는 표현의 자유가 심각하게 제한되어 있으며, 정부는 공공 발언, 소셜 미디어, 뉴스 보도에 대해 강력한 통제를 행사하고 있습니다. 일부 사람들은 해외에서 표현한 견해나 참여한 활동이 중국 정부에 의해 반체제적인 것으로 간주될 수 있고, 검열, 구금 또는 다른 형태의 처벌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스트링거는 “중국 정부의 정치적 억압과 표현의 자유 제한이 인권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은 국제 사회의 광범위한 관심을 받고 있다”며 “호주 정부와 관련 기관에 더 많은 자원과 지원을 제공하여 증가하는 망명 신청을 효과적으로 처리해야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또 “망명을 신청하는 국제 학생들에게 지원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여기에는 법률 지원, 심리적 지원, 생활 보조가 포함되며, 이들이 호주에서의 망명 신청 과정에서 직면하는 도전을 성공적으로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스트링거는 망명하는 중국 유학생들을 위해 망명 신청이 공정하고 신속하게 처리될 수 있도록 기존의 망명 정책과 절차를 검토하고 개선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호주내 많은 변호사들은 스트링거와는 다른 입장을 보였다. 일단 정치적 압박이 아니라 단순히 경제적 이유일 수 있다는 입장이 있다. 호주에서 오랜 기간 망명 사건을 다뤄온 이민 변호사 누르(Noor)는 “중국 학생들이 망명을 신청하는 동기는 호주에 남아 일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호주가 노동력 부족에 직면해 있는 상황에서, 망명 신청은 장기 거주와 취업을 위한 경로로 여겨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누르는 그러나 이 같은 망명이 늘어나면 “중국 정부가 이를 통해 호주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중국 정부는 이 망명 신청 경로를 이용해 더 많은 중국 시민을 호주로 보내고, 이들을 통해 호주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할 수 있다”며 “이러한 현상은 중국 정부의 첩보 활동과 관련이 있을 수 있으며, 이 신청자들을 스파이 또는 대리인으로 활용해 중국의 국익을 위해 일하게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누르는 정치적 이유로 망명했던 중국 유학생들 가운데 망명 후 중국 정부를 위해 일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1989년의 6.4 사건(천안문 사건) 이후 호주가 대규모의 중국 유학생을 받아들여 망명을 제공했지만, 이들 중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중국 정부를 위해 해외에서 대리인으로 일하고 있다”말했다.

실제 호주 주재 중국 대사관의 전직 관리였던 첸 용린(Chen Yonglin)은 지난 2007년에 호주에서 최소 1,000명의 중국 스파이가 위구르인과 티베트인을 감시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혀 호주 사회 충격을 줬다. 누르는 “현재 중국 스파이 수는 상상을 초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누르는 중국 이민자들의 성향은 다른 어느 나라보다 독특하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과 인도의 이민 상황을 비교하며, “인도 이민자들은 대개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이주하며 인도 정부에 봉사할 의도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많은 중국 이민자들의 상황은 훨씬 더 복잡하고, 이들은 심지어 중국 정부에 더 충성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당장 호주 내 중국계 커뮤니티와 중국 영사관 사이의 밀접한 관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중국 망명 유학생이 늘수록 그 속에 숨어드는 스파이 수도 늘어날 것이라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이로 인해 호주의 이민 정책과 망명 심사 메커니즘이 더 큰 압력과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즉 순수한 중국 망명 유학생들이 자유를 얻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하지만, 그 속에 숨어든 불순 분자들을 골라 내는 정밀한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시드니의 이민 변호사 자베르 칼리드(Jaber Khalid)도 “호주에 있는 일반 중국인들은 불안정한 정치 상황에 대해 걱정하며, 사회적 압력과 개인 안전 등의 요인으로 인해 망명 신청이 급증할 수 있다”며 “하지만 지난 30년 동안 많은 중국인들이 호주, 캐나다, 미국 등 부유한 국가로 이주했으며, 이들 중 일부는 원래 중국 정부를 위해 일하거나 중국 고위 인사들의 친인척인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당장 중국 최고 지도자인 시진핑 주석의 자매와 형제가 각각 호주와 캐나다로 이주했다는 보고가 나오는 상태다. 시 주석 외 다른 고위 관리들의 수많은 친인척도 해외로 이주한 상황으로 전해지고 있다.

실제 5년 전 시진핑의 사촌인 치밍(Qi Ming)이 호주에서 범죄 수사에 연루되었을 때, 이는 호주 정치에 충격을 줬다고 미국의 소리는 전했다.

칼리드는 “일부 중국인들과의 접촉을 통해 그들이 여전히 중국 공산당과 중국 정부에 매우 충성스럽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이들이 중국 정부가 침투 메커니즘을 구축하는 주요 허브가 될 수 있다는 점은 충분히 우려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장성배 dayoff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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