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고 과학기술 연구기관인 조지아공대가 중국 톈진대학과 함께 선전에 설립한 ‘조지아-톈진 선전캠퍼스’에서 철수키로 했다.
미 상무부가 톈진대학을 미 기술 절취 의혹 대상 명단에 포함시킨 탓이다.
중국은 “미국이 교육 협력과 학술 교류를 정치화하고 도구화하고 있다”며 “정상적인 과학 연구 교류와 협력을 방해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지적했다.
미 조지아공대는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중국 톈진대학과 선전시 지원을 받아 설립하려던 ‘조지아-톈진 선전캠퍼스’ 운영이 불가능해졌다”고 밝혔다.
조지아공대의 이 같은 입장은 지난 5월 미국 하원 중국공산당문제 특설위원회의 톈진대와 협력에 대해 해명을 요구하는 서면요구에 이어 나온 것이다.
위원회의 서면요구는 위원장 존 물레나르(John Moolenaar)의 명의로 보내졌다.
서면요구에서 위원회는 미 상무부가 톈진대학을 미 국가안보에 위협을 주는 기관 명단에 포함시켰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이와 같은 톈진대 협력 관계를 갖는 조지아 대학의 해명을 요구했다.
앞서 조지아대는 지난 2016년 말 톈진대학교 및 선전시 정부와 협약을 맺고 조지아-톈진 선전캠퍼스를 설립했다. 선전은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알려진 곳이다.
미 상무부가 톈진대학을 안보에 우려를 주는 기관 명단에 포함시킨 것은 지난 2020년의 일이다. 미 상무부는 2020년 12월 보고서를 통해 중국 톈진대 등 3곳의 중국 기관들과 5명의 인물이 조직적인 협력을 통해 10여차례에 걸쳐 미국 회사들의 기밀 기술들을 훔치려 했다는 충분한 근거를 가지고 있다며 이들 기관들과 인물들을 명단에 포함시켰다.
서면에서 위원회는 이 같은 사실을 언급하며 톈진대가 중국 인민해방군과 긴밀한 협조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며 그 시스템을 통해 민간 기업, 대학, 과학 기술이 군사 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위원회는 서면에서 올해 조지아공대가 톈진대와 함께 상당한 군사적 응용이 가능한 세계 최초의 기능성 그래핀 반도체를 만들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 기술은 잠재적으로 첨단 자율 무기 시스템, 사이버 활동 등을 지원하는 양자 컴퓨팅 기능에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조지아공대는 자료를 통해 학교는 중국 내 모든 활동과 협력을 철저히 검토했고, 그 결과로 당초 계획했던 박사 과정을 신설하지 않기로 결정했으며, 선전 캠퍼스의 학생 수도 원래 계획의 10%로 줄여 운영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지아공대는 미 국방부에게 연구비를 지원받는 대학이다. 위원회는 미국 최고의 조지아공대는 미국의 과학 기술 진보와 경제 경쟁력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며 미 국방부와 협력하고 있다는 점에서 조지아공대와 톈진대학의 10년간의 협력은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선전 정부가 톈진-조지아 선전캠퍼스 건설에 최소 2억 5천만 달러를 투자했다며 이는 중국 정부가 이 프로젝트를 얼마나 중시하는 지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위원회의 우려에 대해 조지아공대 교무처장이자 학술담당 부사장인 스티븐 맥러플린(Steven McLaughlin)은 “근거가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조지아공대는 공식 자료를 통해 “현재까지 톈진대학이 미 상무부의 리스트에 남아 있다”며 “결국 톈진대, 선전시 등과 추진키로 한 톈진-조지아선전대학 설립은 더 이상 가능하지 않게 됐다”고 밝혔다.
현재 미 의회에 계류 중인 연방 법안은 상무부 리스트에 있는 기관과 협력하는 미국 대학이 국방부 자금을 받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조지아공대는 매년 연방 정부로부터 수억 달러의 자금을 받고 있다.
사태가 이 같이 발전하자, 류펑위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정상적인 학술 교류를 국가 안보 위협으로 규정하는 것은 '근거 없는 비방'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미국이 국가 안보 개념을 일반화하고, 교육 협력과 학술 교류를 정치화하고 도구화하며, 정상적인 과학 연구 교류와 협력을 방해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