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소 나토 구상은 무르익고 있다. 하

  • 등록 2024.10.16 18:3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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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소 나토’는 이미 무르익고 있다.

아시아에서 나토 구상은 사실 이미 무르익고 있다. 일본과 미국의 군사적 유대가 갈수록 강해지고 있고, 여기에 호주, 뉴질랜드 등 아시아의 서구 문화를 가진 나라들이 합류하고 있다. 여기에 인도 역시 안보 유대에 강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인도는 아시아에서 동서양의 혼합적인 성격을 보여주는 나라다. 강한 실용주의가 인도 외교의 특징이다.

여기에 한국과 대만의 움직임도 안보 확보가 관건이다. 중국은 대만에게 직접적인 무력 위협을 가하고 있고, 한국에 대해서는 북한에 대한 지지를 거두지 않으면서 한국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여기에 중국은 강한 경제력을 외교적 무기로 활용하길 주저하지 않고 있다. 중국의 이 같은 행위가 미국보다 더 무도하다고 느끼는 게 한국 등 많은 나라들의 공통된 심사다. 이는 한국을 비롯한 지역 사회에서 강한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극동아시아 지역은 남태평양 중심의 아세안 국가들과 달리, 글로벌 사회 경제적인 영향력이 큰 나라들이 많다. 특히 한국, 일본, 대만 등은 글로벌 산업 생태계에서 윗부분에 위치한 나라들이다. 글로벌 산업 생태계를 선도하는 나라들이며, 어쩔 수 없이 글로벌 기술 산업의 태두에 있는 미국의 영향 아래 있다.

중국이 미국과 척을 지는 동안 어쩔 수 없이 극동아시아 국가들은 중국과 멀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일본과 함께 미국, 호주, 뉴질랜드 등 국가들과의 군사협력이 더욱 긴밀해지고 있다. 지난 9월 미국과 영국, 호주 정상은 공동 성명을 통해 “우리는 캐나다, 뉴질랜드, 한국이 오커스의 각 회원국들과 긴밀한 양자 방위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점을 인식하면서 이들 나라들과 오커스 필러-2에 따른 첨단 역량에 대한 협력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해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커스(AUKUS)’ 출범 3주년을 맞아 발표한 공동성명을 통해 올해 초 참여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이미 발표했던 일본에 이어 이들 3개 나라와 추가 참여를 논의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오커스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정치적, 군사적 영향력을 점점 확대하고 있는 중국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과 영국, 호주가 결성한 안보협의체다.

오커스는 현재 호주에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제공하는 ‘필러-1’ 프로젝트를 시행 중이다. 양자 컴퓨팅과 해저 기술, 극초음속 미사일, 인공지능(AI), 사이버 보안 등 8개 첨단 분야 군사 기술을 공동 개발하기 위한 ‘필러-2’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 추가 파트너 참여를 모색하는 상황이다.

앞서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고위당국자는 지난 4월 한국 ‘연합뉴스’에 “오커스는 일본에 더해 필러-2에 독특한 강점을 가져올 수 있는 한국과 캐나다, 뉴질랜드를 비롯한 다양한 추가 파트너들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 역시 안보 측면에서 첨단 기술 협력이 중요한 전략적 의미를 갖는다는 판단에 따라 ‘오커스 필러-2’ 참여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한국 외교부는 지난 4월 ‘한국을 추가 파트너로 고려하고 있다’는 미국 백악관 고위 당국자의 입장에 대해 “정부는 오커스와의 협력에 열려 있으며 구체적 사항을 앞으로 협의를 거쳐 결정될 것”이라면서 환영의 뜻을 밝혔다.

사실 이 같은 움직임에는 미국의 오랜 외교적 노력이 작용한 면이 크다. 미국은 이미 오래 전부터 실질적 효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양자 동맹체제(hub-and-spoke system)를 격자형 안보 아키텍처로 바꾸려 노력해왔다.

격자형 안보 아키텍처는 기존의 양자 동맹을 현대화하고, 각기 특별한 목적을 가진 소다자협력체를 만들고 엮는 것이 핵심이다. 이때 소다자협력체는 참여국의 정치적 의지에 따라 형성되며, 형성과 운영에 있어 유연하다는 게 장점이다.

아시아 각국이 필요에 의해 각 수준에 맞는 안보 협력에 참여해 자연스럽게 미국 주도의 안보 협력망을 구축하자는 것이다.

올 들어 미국의 구상은 갈수록 구체화하고 있다. 지난 5월 2일 미국 하와이에서 제13회 미일호 국방장관회담을 개최했다.

이 회담은 세 가지 측면에서 한국내 전문가들의 주목을 받았다. 첫째, 미일호 협력은 미국이 최근 추구하고 있는 격자형(lattice-like) 안보 아키텍처에서, 한미일 협력에 이은 새로운 격자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4월의 미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협력에 있어 일본은 ‘상수’라고 공식화했다. 또한 미일호 3국 국방장관은 “미일호 국방협력은 인태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데 핵심적이고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고 평가했다.

두 번째는 이번 미일호 국방장관회담은 미국과 일본 간 ‘국방통합’을 예고한 미일 정상회담 이후 개최돼 회담 직후 발표된 공동성명이 지난 2년과 비교해 3국간 국방협력에 관한 실질적인 진전계획을 담고 있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미일호 국방장관은 필리핀 국방장관과 함께 제2회 미일호필 국방장관회담을 개최하면서, 남중국해에서의 4자 국방협력 심화 방침을 선언하였다. 필리핀은 아세안 국가 가운데 중국과 남중국해를 놓고 실질적인 무력 충돌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4월 7일 필리핀 EEZ에서 이들 4개국이 처음으로 실전적인 연합연습(‘Maritime Cooperation Activity’)을 실시하기도 했다.

‘아세안 NATO’는 중국이 지적하듯 냉전의 유물, 냉전에 죽어 살아있는 좀비가 아닌 것이다. 아세안 NATO 구상은 미국의 안보망 구조로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고, 이미 일부 망을 구성해 놓고 필요한 국가들을 기다리고 있다.

중국이 우려하듯 반중만을 목표로 하는 게 아니라, 미래 새롭게 출현할 가상의 적에 대응하기 위한 각국의 필요가 자연스럽게 모이고 있는 것이다.

박청로 parkchungro@haidongzhoum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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