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나이팅게일이 왜 남자야?’
중국에서 최근 이 논란이 치열하게 벌어져, 글로벌 여권 운동가들의 관심을 모았다.
한 드라마 때문이다.
중국의 유명 동영상 플랫폼인 ‘아이치이’는 최근 의학 드라마 한 편을 공개했다. 제목은 ‘나이팅게일 선생’이다.
영어 제목은 ‘미스터 나이팅게일’이다.
코로나 위기 등을 맞아 중국 의료 서비스 첨병으로 활약한 간호사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들의 공로를 다시 한 번 되새기겠다는 게 이번 드라마 제작의 취지다.
그런데 이 드라마는 제작 사실이 공개되자마자 중국 사회 여권 운동가들의 표적이 됐다.
제목을 보면 이유를 안다.
모두가 아는 나이팅게일은 남성이 아니다. 여성이다.
중국에서도 간호사는 대부분 여성이다.
남성 간호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 수가 절대적으로 적다.
그런데 이 간호사들의 공로를 치하하기 위해 만든 드라마의 간호사는 남성이다. 당연히 중국 여권 운동가들이 가만히 있을 수 없었던 것이다.
중국 각종 소셜 플랫폼에서는 '나이팅게일을 왜 남자로 그려야 하는가'라는 열풍이 주요 화제가 됐다.
아이치이 원문에는 2025년 개봉 예정인 드라마 '미스터 나이팅게일'에 대해 "의료진에 대한 찬사와 일상 속 따뜻함과 힐링을 그린 작품"이라고만 소개했다.
중국 소셜 플랫폼 웨이보에서는 영화 제목과 동명의 '미스터 나이팅게일'이라는 주제가 빠르게 인기 검색어 1위를 차지했다. 게시 직후 약 8시간 동안 조회수 1억 7000만회를 넘겼다.
'나이팅게일 씨의 포스터' 등 영화와 관련된 콘텐츠들의 조회수들이 5000만 회 이상을 기록하며 토론 열기도 뜨거웠다.
논란은 대체적으로 중국의 ‘대남성주의’를 비판하는 것이다.
사실 중국은 전통적인 남성주의 사회다. “여성이 이 하늘의 절반을 책임지고 있다”는 중국 공산당의 표어가 있지만, 그 것은 표어일 뿐 현실을 전통적 남성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이번 드라마 ‘나이팅게일 선생’ 비판의 핵심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