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폼 중독, 중국에서는 노인 중독 문제도 심각

  • 등록 2025.03.04 09:5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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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노령층의 숏폼 드라마 중독현상이 갈수록 심화하는 것으로 나타나 우려되고 있다.

중국 매체들은 최근 이 같은 현상을 지적하며, 실버족의 건강한 모바일 접근에 대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나섰다.

중국 매체들이 지적하는 대표적인 중독은 짧은 동영상과 단막극에 지나치게 몰입해 건강을 해치거나, 합리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라이브 커머스에 참여하고, '보상'이나 '캐시백'에 현혹되어 장시간 앱을 사용하는 등의 문제가 나타났다.

중국 매체에 따르면 최근, 후베이성 우한시에 거주하는 60대의 천(陈) 씨는 짧은 드라마(단막극)를 보는 것에 푹 빠졌다. 어느 날 새벽, 잠에서 깼지만 다시 잠들지 못하자 남편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이어폰을 끼고 이불 속에서 화면을 넘기며 몇 시간 동안 영상을 시청했다.

춘제(春節) 연휴 기간 동안 갑자기 눈에 압박감이 느껴지고 시력이 급격히 저하되자, 자녀가 병원에 데려갔다. 검사 결과 ‘폐쇄각 녹내장’이 급성 발작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즉시 수술이 필요했다.

짧은 동영상 콘텐츠는 풍부하고 전개가 빠르며, 이에 따라 노년층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과도한 시청은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정상적인 생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중국 매체는 지적했다.

초기 검사와 문진을 거친 후, 우한대학 중난병원(中南医院) 안과 부주임의사 류양(刘洋)은 천 씨에게 “어두운 환경에서 장시간 스마트폰을 보면 동공이 확대되고, 방수(眼房水) 배출 경로가 좁아져 눈 안의 압력이 증가하게 된다. 결국 배출되지 못한 방수가 안구 내부에 축적되면서 녹내장이 급성 발작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2024년 12월 기준, 중국의 인터넷 이용자 수는 11억 800만 명에 달하며, 이 중 50세 이상이 34.1%를 차지했다. 짧은 동영상에 대한 지나친 몰입은 건강 문제뿐만 아니라 경제적 손실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후베이성 이창시(宜昌市) 우펑 투자족 자치현(五峰土家族自治县)에 거주하는 70대 덩(邓) 씨는 평소 짧은 동영상을 보는 것을 가장 큰 취미로 삼았다. 지난해 7월, 그는 한 영상에서 ‘노년층을 위한 스마트폰 영상 편집 강좌 개설’ 광고를 접했다. 광고에서는 ‘별도의 조건 없이 누구나 배울 수 있으며, 교육 후 영상을 제작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홍보했다. 며칠간 무료 강의를 수강한 후, 강사는 “2997위안(약 56만 원)만 내면 더욱 상세한 강의를 수강할 수 있으며, 제작한 영상은 플랫폼이 홍보해 주고 매달 수익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덩 씨는 수업료를 결제했지만 이후 강사는 연락을 끊었고, 덩 씨는 경찰에 신고한 후에야 돈을 돌려받을 수 있었다.

중국소비자협회가 발표한 ‘2024년 1분기 전국 소비자 불만 분석’에 따르면, 일부 짧은 동영상 플랫폼은 알고리즘을 활용해 노년층을 대상으로 과장되거나 황당한 ‘초단편 드라마’를 추천한다. 이후 극히 낮은 가격에 유료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비밀번호 입력 없이 자동 결제’ 기능을 설정해둔다. 이에 따라 사용자는 모르는 사이 결제가 이루어지고, 자동으로 다음 회차가 재생되면서 지속적인 결제가 발생하게 된다.

또한, 일부 쇼핑 플랫폼은 광고 팝업을 이용해 ‘추첨 기회 제공’ 등을 미끼로 삼는다. 사용자가 이를 클릭하면 제3자 결제 플랫폼으로 연결되어 자동 결제가 이루어진다.

우한대학 신문·전파학과 부교수 가위(贾煜)는 “노년층이 짧은 동영상을 지속적으로 시청하는 이유는 지역사회 지원과 세대 간 소통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가족과의 상호작용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노년층은 정신적 고립을 느끼기 쉽다. 이때 짧은 동영상과 같은 콘텐츠는 정서적 위안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이 우한시 일부 지역에서 노년층을 대상으로 무작위 샘플 조사를 진행한 결과, 약 19.71%가 ‘인터넷 중독’ 수준에 해당했으며, 그중 82.48%는 주된 온라인 활동이 짧은 동영상 시청이라고 응답했다.

이에 가위 교수는 “정부, 플랫폼 기업, 지역사회, 가정이 협력해 중독 예방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며, 노년층이 보다 건강하게 디지털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부는 노년층 계정에 ‘반(反)중독 시스템’을 도입하도록 플랫폼을 규제하고, ‘무한 스크롤’ 기능을 제한하며, 일정 시간마다 휴식 알림을 제공할 수 있다.

중국 매체들은 또한 60세 이상 사용자를 대상으로 의료 및 투자 광고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혜정 lucirh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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