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팬과 종이로 이뤄지는 수업, 모든 것이 전자화한 요즘의 학교에서 보기 힘든 모습이다. 이에 중국 항저우 시의 한 학교가 ‘순수 수업의 날’을 정하고, 하루만큼은 전자 스크린 없이 종이와 팬만으로 수업이 이뤄지도록 해 화제가 되고 있다.
도시쾌보는 최근 항저우시 강휘(江晖)초등학교의 사례를 소개했다.
학교의 교사는 신문과 인터뷰에서 "이번 학기부터 매주 금요일 오전을 '순수 수업의 날'로 지정해 모든 전자 스크린 사용을 중단하고, 교사들이 PPT 등의 교재를 사용할 수 없도록 했다"고 밝혔다. 대신, 종이와 펜을 활용한 전통적인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하도록 했다.
왜 그랬을까? 첨단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시대 속에서 PPT 등 멀티미디어 교재는 이미 도시와 많은 농촌 학교의 교실에 깊이 스며들어, 일상적인 교육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이 초등학교는 독창적인 시도를 통해 매주 금요일 오전 '순수 수업의 날'을 시행하며, 아이들의 시선을 잠시 전자 스크린에서 멀어지게 했다. 이러한 정책은 사회적으로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학교 측의 구체적인 실천을 살펴보면, '순수 수업의 날' 도입은 결코 현대화된 교육 방식을 부정하거나 반대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현대적 환경 속에서 자라는 학생들이 종이와 펜을 활용한 상호 작용을 통해 학습의 매력을 더욱 깊이 느끼게 하고, 수업에서의 적극적인 참여도를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
멀티미디어 교육 장비는 풍부한 표현 방식과 편리한 조작법 덕분에 교사의 수업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해왔다. 그러나 전통적인 손글씨 판서의 ‘동적 생성’과 비교하면, PPT에 ‘고정된’ 지식 전달 방식은 다소 생동감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수학·과학 분야에서 학생들의 논리적 사고력을 키우는 과정에서, 교사가 직접 하나하나 공식을 유도해가며 설명하면 학생들은 교사의 사고 흐름을 따라가며 깊이 있는 학습을 할 수 있다. 하지만 PPT는 이미 완성된 결과물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아, 이러한 과정이 생략되기 쉽다.
또한, 멀티미디어 수업은 방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지만, 교사와 학생 간의 상호 작용을 줄이고, '가르침–학습'이라는 고정된 패턴을 형성할 가능성이 있다. PPT에 수업 내용이 이미 정리되어 있다면, 학생들이 직접 칠판에 나와 답을 발표할 필요가 없어지고, 이는 교실 내 즉각적인 상호작용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점이 장기적으로 지속된다면, 일부 교사는 기존의 교재 내용을 그대로 전달하는 데 익숙해져, 자신의 지식을 유연하게 활용하는 능력이 줄어들고, 교육 내용을 깊이 탐구하거나 개별 학생에게 맞춰 수업을 조정하는 데 소홀해질 수 있다. 특히, 신임 교사들의 경우 오랜 기간 PPT 중심의 교육에 의존하면, 칠판 판서를 활용한 수업의 매력을 직접 경험할 기회를 잃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