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매체 펑파이가 한국의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소식을 전하며, 향후 대권가도에 대한 분석을 시도했다.
여야의 주요 대권 후보들을 거론하면서 향후 전략을 짚었다.
조심스럽지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의 대권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었다. 중국 네티즌들은 한국의 향후 대권 향방보다 ‘한국 대통령의 저주’에 더 관심을 보이는 모습이었다.
다음은 펑파이의 분석 기사의 요지:
한국 헌법재판소가 4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인용한다고 발표했고, 이에 따라 윤석열은 대통령직에서 파면됐다. 한국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이 파면되면 60일 이내에 대통령 선거를 치러야 하며, 각 정당은 신속히 대선 체제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됐다.
중산대학교 국제관계학원 비잉다 교수는 펑파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탄핵안이 통과된 이후 한국 정치가 점차 정상 궤도로 복귀하고, 정치권과 사회 전반이 비교적 안정된 상태로 돌아갈 것”이라며 “보수세력은 다음 대선 준비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지만, 국민의힘은 내부 통합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며 정권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정세상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의 당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분석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달 말 차기 대선 유력 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이재명이 49.5%의 지지율로 선두를 달렸고, 보수 진영의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16.3%로 뒤를 이었다. 이어 대구시장 홍준표, 국민의힘 전 대표 한동훈, 오세훈 서울시장이 순위를 이었다.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은 윤석열에게 1% 미만의 근소한 차이로 패배했다. 2022년 윤석열이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여소야대’ 정국 속에서 정치적 압박이 계속 심화됐으며, 특히 부인 김건희 씨를 둘러싼 끊임없는 스캔들이 야당의 주된 공격 대상이 됐다. 여야의 정쟁은 격화됐고, 윤석열이 추진한 개혁안과 예산안은 번번이 제동이 걸렸다. 이에 윤석열은 이를 야당과 반대 세력 탓으로 돌리며 지난해 12월 3일 ‘긴급 계엄’을 선포했고, 이를 ‘북한 추종 세력 제거’와 헌정 질서 수호 차원이라 주장했다. 이는 45년 만의 계엄령 선포였다. 이후 국회는 윤석열 탄핵안을 통과시켰다.
중국국제문제연구원 아시아태평양연구소 리민 연구원은 펑파이신문에 “윤석열은 계엄령을 선포하고 국회에서 탄핵되면서 정치 생명이 사실상 끝났으며, 탄핵 판결로 모든 것이 마무리됐다. 그는 완전히 ‘버림받은 카드’가 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제 윤석열은 내란죄 관련 재판 등 사법적 처벌에 직면할 것”이라며 “작년부터 이어진 정치적 혼란은 한국 정치의 분열과 극화를 더욱 심화시켰으며, 이념이 아닌 ‘적대적 사고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윤석열 탄핵안은 다섯 가지 혐의를 담고 있다:
긴급 계엄 선포의 위헌성
국회를 군경으로 봉쇄한 행위의 위헌성
정치활동 금지 조항의 위헌·월권성
의원 또는 판사 체포 지시 여부
선관위 개입 시도
이러한 혐의는 계엄령 과정에서의 여러 비밀 사항들과 직결돼 있으며, 탄핵 판결의 핵심 쟁점이 됐다.
작년 12월 3일 밤, 윤석열은 각 부처에 직접 전화를 걸어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는 핵심 쟁점 중 하나였다. 전 국가정보원 1차장 홍장원은 증언에서 “윤석열이 계엄을 선포한 직후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 ‘이번 기회에 전부 잡아들여 정리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구체적으로 누구를 체포하라는 지시는 없었고, 방첩사령관에게 연락하라는 말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윤석열 측 변호인은 “간첩을 체포하라는 지시였으며, 홍장원이 잘못 해석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재판 과정에서 윤석열의 주장과 여러 증인들의 증언이 충돌했고, 사실관계가 모호했다. 윤석열은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는 통치행위”라며 “끝까지 싸우겠다”고 주장했다. 이런 선언 이후, 윤석열 지지자들과 보수파의 탄핵 반대 시위가 격화됐으며, 일부는 서울 법원을 습격하는 사건도 벌어졌다. 이는 극우 유튜버들과 일부 종교인의 선동으로 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비잉다 교수는 “극우 세력의 반응이 격렬할 수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소수이며 단기적 충격일 뿐”이라며 “정통 보수파 내에서도 이들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탄핵 과정에서도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친윤’과 ‘친한(한동훈)’ 간의 갈등이 있었고, 결국 한동훈은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그 뒤를 이어 긴급대책위원장 권녕세와 원내대표 권성동을 중심으로 새 지도부가 구성됐고, 탄핵 반대 목소리를 외부에 전달했다. 그러나 당내에는 여전히 이견이 존재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6년 탄핵됐을 당시에도 여당 새누리당은 ‘친박’과 ‘비박’으로 갈라져 내홍을 겪었고, 30여 명의 의원이 탈당해 새로운 보수 정당을 창당했다. 이로 인해 보수 정당은 장기간 분열됐고, 국회의원 선거와 지방선거에서 잇따라 패배했다. 국민의힘이 같은 전철을 밟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리민 연구원은 “국민의힘이 박근혜 시절의 전례로 인해 구조적인 분열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도 “정책 노선상으로는 분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 친윤 세력은 극보수 성향이 강했고, 지금의 보수 진영 내 유력 주자들인 한동훈과 오세훈은 보수 기반을 유지하면서 중도층을 겨냥하고 있어 갈등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한동훈은 지난해 12월 16일 대표직에서 사퇴한 뒤, 2개월 만에 회고록 『국민 우선』을 출간하며 정계 복귀를 알렸다. 그는 출판 기념회에서 “이제 시대는 변해야 하며, 87년 체제를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는 현 정치 시스템에 불신을 가진 중도층을 겨냥한 새로운 정치 프레임으로 해석됐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대선 도전을 시사했다. 그는 지난 3월 27일 서울대 강연에서 “평소엔 조용히 일하지만, 선거가 시작되면 나 같은 사람은 무서운 후보가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이 3월 20일 정치 브로커 명태균 관련 혐의로 오 시장의 사무실과 자택을 압수수색해, 사법 리스크가 그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리민은 “조기 대선 상황에서 보수 진영이 전혀 승산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현재는 후보들이 난립해 이재명에 비해 지지율이 낮지만, 단일 후보가 정해지면 보수층의 30%는 결집할 것이며, 여기에 일부 중도층까지 더하면 해볼 만하다”고 내다봤다.
비잉다 교수는 “현 상황에서는 이재명의 당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이재명은 당내에서 대체 불가한 존재이고, 당 밖 지지도도 압도적이다”며 “앞으로 악재가 있을 수도 있지만, 그는 수차례 법적 위기를 잘 넘겼고, 위기 대응 능력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이재명은 최근 정치 투쟁 외에도 기업과의 접촉을 활발히 이어가고 있다. 그는 3월 20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만난 자리에서 “기업이 잘 돼야 나라가 잘 되고, 삼성이 잘 돼야 투자자도 좋다”고 발언했다. 이는 이미지 변화를 꾀하며 실용 노선을 강화하고 지지층을 확대하려는 행보로 해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