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태초에 사랑이 있었다 – 온평리 마을, 혼인지
평화롭고 한가로운 온평리 마을에는 운명적 혼인설화가 전해진다. 제주의 시조 고, 양, 부, 3명의 신인이 벽랑국에서 온 세 공주와 만나 혼인을 올렸다는 온평리 마을. 세 부부가 사랑을 굳건히 맹세했던 ‘혼인지’와 신혼 방을 꾸몄던 ‘신방굴’에는 태초의 사랑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연인과 영원함을 꿈꾼다면 제주에서 가장 오래된 예식장 ‘혼인지’가 있는 온평리 마을에서 둘만의 언약식을 해보는 건 어떨까.

2 파도소리는 진혼곡이 되어 – 성산포 터진목, 함덕 서우봉
성산포 터진목과 함덕 서우봉 해변은 제주를 찾는 이라면 꼭 한 번 방문해야 할 곳 중 하나다. 쏟아지는 햇살을 그대로 담아 춤추듯 일렁이는 성산포 터진목과 함덕 서우봉 해변은 제주 4·3을 모르는 이에겐 그저 멋스런 풍광이지만 참혹했던 그 순간을 가슴에 품은 주민들에겐 이유 없이 스러져간 가족의 넋이 서려 있다. 터진목에 서서 잠시 눈을 감고 몰랐거나 애써 외면했던 그들의 서러움을 느끼며 바닷바람과 파도 소리에 귀 기울여보자.

3 당신의 사랑을 담아, 제주를 담아 – 제주돌문화공원, 교래자연휴양림
제주의 자연과 문화가 조화를 이루는 제주돌문화공원은 연인의 손을 잡고 함께 하기 좋다. 탐라의 신화와 역사를 담아낸 제주돌문화공원을 발길 닿는 대로 걷다 보면 제주의 삶이 고스란히 보인다. 제주 천연 원시림 곶자왈에 조성된 교래자연휴양림은 5월이면 온통 초록이다. 제주돌문화공원과 함께 위치한 교래자연휴양림에서 초록의 싱그러움을 느끼며 제주를 만끽해보자.

4 우리 함께 걸어갈 길을 닮은 – 백약이오름
오름에서 백 가지 약초가 자란다 하여 이름 붙은 백약이 오름에는 정상을 가로지르는 나무 계단이 인상적이다. 하늘에 닿을 듯 끝없이 펼쳐지는 계단을 배경으로 서로가 서로의 빛이 되기를 약속하는 연인들의 셀프 웨딩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정상까지 30분 내외로 연인과 가볍게 산책하기 좋은 백약이 오름은 계단을 따라 한 발짝 한 발짝 오르다 보면 어느새 중턱 즈음 올라와 있다. 뒤를 돌아보면 동쪽으로는 성산일출봉, 서쪽으로는 한라산 정상까지 보여 감탄을 자아낸다.

5 쏟아지는 햇살, 제주를 온몸으로 느껴라 – 친환경 액티비티
제주의 햇살과 바람, 푸른 하늘을 만끽하고 싶다면 제주의 친환경 액티비티를 체험해보자. 홍바이크에서는 청명한 5월의 하늘을 바라보며 누워서 타는 이색적인 삼륜자전거 체험이 가능하다. 제주 이브이로드에서는 전동 킥보드로 월정에서 섭지코지까지 마음 이끄는 대로 달릴 수 있다.
6 기억하나요? 그 시절 제주 첫 여행지 – 천지연폭포
70~80년대 제주는 신혼의 단꿈이 시작되는 대표적인 허니문 아일랜드였다. 기암절벽에서 세찬 물줄기가 쏟아지는 천지연폭포는 당시 최고의 신혼여행 코스 중 하나였다. 고운 한복을 차려입고 옅은 미소를 짓는 사진 속 연인은 지금의 나와 당신을 닮았다. 앨범 속 부모님의 사진 한 장 들고 천지연 폭포를 찾아보자. 누구보다 설렜을 그 시절 부모님을 떠올리며 같은 공간, 같은 장소에서 같은 추억을 남겨보자.

7 달빛 아래 너와 나, 교감이 시작되는 순간 – 삼다공원 야간콘서트, 목관아 달빛콘서트
세대를 아우르는 ‘목관아 달빛콘서트’는 연인, 가족과 함께하기 제격이다. 5월 11일부터 7월 6일까지 매주 금요일 밤에 열리는 ‘삼다공원 야간콘서트’에서는 아기자기한 플리마켓과 함께 당신의 마음을 두드릴 낭만적인 속삭임이 울려 퍼진다. ‘목관아 달빛콘서트’와 ‘삼다공원 야간콘서트’는 무료 공연으로 부담 없이 방문하기 좋다.
8 출출한 밤, 제주 맛의 향연을 즐기고 싶다면 – 동문재래시장 야시장
동문재래시장 야시장에는 한 손에 들고 먹기 좋은 이색적인 길거리 음식이 한 가득이다. 싱싱한 해산물로 만든 전복김밥, 소라꼬치, 문어철판구이, 딱새우튀김부터 흑돼지꼬치, 오메기떡, 한라봉주스까지. 코끝을 스치는 맛있는 냄새를 따라가다 보면 후회하지 않을 만한 먹거리가 당신을 맞이한다. 맛도 맛이지만 시선을 사로잡는 비주얼은 사진으로 담아내기도 좋다.
동문재래시장 야시장.
9 신부의 새하얀 베일같이 오월 제주에 내려앉다 - 5월의 제주 귤꽃
진한 귤꽃 향기 가득한 하효마을에 위치한 ‘방귤당’에서는 마을 주민들이 생산한 감귤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제주 아낙의 손맛 담긴 건강밥상인 ‘하효살롱’을 맛볼 수 있고 감귤 타르트, 한라봉 향초도 직접 만드는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부녀회에서 직접 만드는 감귤 과즐은 담백하면서 달콤한 맛으로 떠오르는 먹킷리스트 중 하나다

10 대나무향 흐르는 차롱 속, 정성을 맛보다 – 차롱치유밥상
매일 아침, 서귀포시 호근마을 회관에는 갓 지은 밥 냄새가 가득하다. 대나무를 엮어 만든 ‘차롱’ 속에 가지런히 담긴 전복내장 주먹밥, 빙떡, 색색의 전과 꼬지는 눈과 입을 즐겁게 한다. 바람이 잘 통해 음식이 쉽게 상하지 않는 ‘차롱'에는 제주인의 지혜가 담겼다.
기사 = 허정진 기자 사진제공= 제주관광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