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억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세금은 내지 않는 체납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4일 국세청은 고액·상습 체납자 6천838명의 명단을 공개하면서, 악의적 체납자들의 은닉 자산을 집요하게 추적, 징수한 사례도 함께 발표했다.
수 십억원의 개별소비세를 체납한 A 골프장은, 납세를 하지 않기 위해 입장료를 현금으로만 받는 등의 방법으로 수입을 은닉했다. 이에 국세청은 이용객이 많은 토요일과 일요일, 예약실과 현장사무실 등을 수색해 금고 현금과 사업용 계좌 잔액을 통틀어 1억원 상당을 징수했다.
국세청이 적극적 수색과 사해행위 취소 소송(국세 징수 면탈을 위한 재산권 관련 법률행위를 취소해달라는 소송) 등을 이어가자 그제서야 체납자는 체납액 55억원을 납부했다.
체납자 B씨는 종합소득세 등 수억 원의 체납이 발생하기 전 일부러 부동산을 모두 처분했다. B씨는 이렇게 마련한 자금으로 분재(盆栽) 수백 점을 구매했다.
국세청은 체납자가 분재 수집가라는 정보를 입수한 뒤, 오랜 탐문 끝에 체납자의 딸 거주지와 분재 은닉 장소(비닐하우스 4개동) 주소를 확보, 수색했다. 그 결과 수억 원 상당의 고가 분재 377점을 압류에 성공했다.
한편 체납자 C는 수십억원짜리 공장 건물을 매각하기에 앞서 본인 명의 모든 재산을 처분하고, 양도대금 중 현금 10억원을 인출한 뒤 현 주소지와 다른 집에 위장 전입에 나섰다.
이에 국세청은 C의 주민등록상 이력이 있는 다른 지역에서 잠복, 결국 외제 차를 타고 주차장에 들어가는 체납자를 확인한 뒤 거주지를 수색했다.
체납자는 돈이 없다고 변명했으나 국세청은 여행용 가방에 든 5억5천만원(5만원권 1만1천장)의 현금을 징수했다.
또 다른 체납자 D씨는 산부인과 의사로 부동산 양도 후 배우자 명의로 고급 아파트(53평형)를 취득하고, 본인과 배우자 명의로 외제 차 3대를 보유하고 있었다.
국세청은 이들의 잦은 해외출국으로 짐작했을 때 납부 여력이 충분한 것으로 판단하고, 배우자 아파트를 수색했다.
배우자 지갑에서 현금 5백만원, 체납자 서재 금고에서 현금 4천만원(외화 포함), 순금 열쇠 2개(10돈) 등을 징수하자 결국 체납자는 체납액 4억원을 모두 자진 납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