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가 동방의 진주라 불리는 데에는 헝가리 출신 건축가 우덱(L. E. Hudec)의 공이 크다. 그가 지은 건물들이 지금의 고풍스러우면서 서구적인 상하이의 모습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중국도 우덱의 이름을 따 '우다커(烏達克) 건물'이라며 보호하고 있다.
최근 이 건축물 가운데 하나가 '키'가 커졌다.
화동병원 남루(1호동)가 그 건축물이다. 키가 커진 이유는 건물 보호를 위해서다.
이 건물은 백 년 세월 동안 불가피하게 침하가 생겨 기울어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폭우라도 쏟아지면 자칫 쓰러져 붕괴될 위험이 커졌다.
이에 상하이 당국이 구조적 내진 보강 작업을 벌인 것이다. 건물이 1.2미터 더 높아지게 됐다.
이 건물의 전신은 홍은병원이다. 1926년에 건립됐다.
한때 극동 최고의 병원으로 유명했다. 역사적, 문화적 가치가 높은 건축 문화재다.
우덱의 첫 번째 중요 작품으로 꼽힌다.
"工"자 모양의 건물로 지상 6층, 지하 1층이다. 외관은 고전적인 이탈리아 르네상스 스타일이며 정교한 실내 장식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번에 키가 커진 남루 건물은 세월이 흐르면서 침하돼 병원 전체의 가장 낮은 지점에 있었다.
평균 지형 높이는 지하 0.6m로 홍수철에 물에 잠기기 쉬었다.
상하이 당국은 이 침하된 남쪽 건물을 다시 높이는 일은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문화재보존건물이기 때문에 공사팀은 가장 전통적인 수작업인 '끌' 작업 위주로만 일을 해야 했다. 건축면적이 1만㎡가 넘고 하중 분포가 고르지 않아 작업 담당자들은 어려움을 토로했다고 한다.
하지만 작업은 성공적이었고 아름다운 상하이의 모습은 다시 지켜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