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화폐전쟁 1 - 전운이 짙어지고 있다!

  • 등록 2022.01.17 18:2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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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변화는 항상 물밑에서 시작된다. 뭍의 사람들은 그 거대한 지각변동을 느끼지 못하다 지진과 쓰나미가 몰아치면 그제야 후회를 하고는 한다.

2021년 세계의 물밑에는 묘한 흐름이 있다.

화폐와 관련한 것들이다. 가상자산도 그 한 줄기다. 하지만 본류는 아니다. 진정한 변화는 달러에서 보이고 있다.

뭍에서도 그 조짐이 보인다. 장소는 중동이다.

 

현재의 세상은 달러의 세상이다.

달러가 모든 가치의 기준이다. 모든 가치는 달러를 중심으로 표시된다. 소위 기축통화다.

세계 각국에서 화폐를 발행, 유통하고 있지만

국제적으로 가장 인정받는 화폐가 바로 달러다. 그 달러의 지위에 조금씩 변화가 보이고 있는 것이다. 바로 거대한 변화의 조짐이다.

 

사실 달러는 미국이 발행하는 화폐다. 미국법에 의해 발행되고 관리된다.

이에 전 세계가 달러를 기축통화로 쓰는 것은 금융시장의 일정 부분을 미국법에 따를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

한국처럼 수출 의존도가 높은 나라는 그 경향이 더욱 심해진다.

 

문제는 현재의 화폐는 정부의 보증이 없으면, 정말 아무런 가치가 없는 종이 인쇄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예컨대 한국 정부가 발행한 원화를 외국인이 들고서 달러로 바꿔달라고 하면 한국의 모든 금융기관들은 이에 응해야 한다. 채권이나 주식도 마찬가지다.

물론 정부와 민간이 보유한 달러가 부족한 경우도 있다. 그럴 경우 국제통화기금(IMF)에 달러를 빌려야 한다. 바로 지난 1997년 한국에서 벌어졌던 일이다.

당시 11월 21일 우리 정부는 IMF에 돈을 빌려달라고 요청을 했고, 그 대가로 약 4년간 IMF의 관리하에 놓이게 된다.

건물 등 한국의 자산 가치는 바닥으로 떨어졌고, 달러를 가진 이들이 이 급락한 한국 자산을 사모아 떼돈을 벌었다.

외환의 중요성을 배운 소중한 기회였다.

 

하지만 달러의 경우는 어떨까? 달러는 기축통화여서 그냥 외국이 달러를 원하면 그냥 달러를 찍어주면 된다.

물론 달러 대신 유로화나 엔화를 요구하면 다르다. 하지만 현재 세계에서 달러 가치는 절대적이다. 즉 유로화나 엔화를 요구할 가능성이 적다는 의미다.

 

역시 물론 이 같은 황당한 글로벌 시스템이 그냥 자리 잡은 것은 아니다. 미국의 달러는 이미 세 차례 위기를 겪었다. 하지만 그 때마다 황당하게 그 가치를 공고히 했다.

 

간단히 설명하면 1930년대 각국의 금본위 화폐제도가 위기를 겪자, 1944년 7월 1일 미국 뉴햄프셔의 브레튼우즈에서 미국, 영국 등 44개국이 모여 미국이 은행국으로 금본위 발행 달러를 기축통화로 하는 시스템을 만들어낸다.

IMF도 이 때 만들어졌다.

하지만 이 브레튼우즈 시스템은 수량이 한정된 금에 화폐를 고정했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문제를 안고 있었다. 여기에 글로벌 기축통화를 발행하는 미국의 자국 이기주의가 맞물리면서 1971년 붕괴된다.

간단히 미국이 실제 달러는 보유한 금보다 더 많이 찍어 유통을 시켰고, 1971년 8월 달러를 가져와도 금을 내주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말 그대로 달러가 종이조각이 된 것이다.

국제 금융시장은 일대 혼란이 야기됐고, 브레튼우즈 체제는 1971년 스미소니언 체제로 대체된다.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를 유지해주는 것이었지만 이 체제 역시 1973년 달러의 제 2차 평가절하로 붕괴된다.

1976년 자메이카 수도 킹스턴에서 다시 선진 10개 국의 합의로 국제 화폐 시스템의 보완이 이뤄졌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2.

결국 ‘대마불사’의 원리가 달러의 현 지위를 만든 것이다. 당시 글로벌 사회경제 영향력을 보면 이해도 된다. 세계 2차 대전 직후의 미국 경제 규모는 전 세계의 50%가량을 차지했다. 미국 GDP는 2차 세계대전 직후 세계의 56%가량이었다.

미국이 망하면 세계 경제가 무너지는 상황이었고, 이에 볼모가 된 많은 국가들은 어쩌면 울며겨자 먹기식으로 미국이 마음대로 달러를 찍어낼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게 된 것이다.

 

물론 기축통화라는 게 그리 쉽게 인정되는 건 아니다. 미국의 경제 규모도 규모지만 기축통화로서 인정받기 위해서는 다른 조건들도 있다.

 

하나가 국제 금융시장에서의 결제 기능이다. 간단히 우리 정부가 채권을 발행하고 우리 돈, 원화로 갚겠다고 하면 그 채권을 국제 금융시장에서 인기가 없다. 아예 팔리지조차 않는다. 원화가 기축통화가 아닌 이유다.

둘째가 자산가치 보존의 기능이다. 원화를 가지고 있으면 10년이고 100년이 지나도 그 가치를 한국 정부가 보증한다고 한다. 하지만 일본이나, 중국인 가운데 원화를 가지고 있으려 하지 않는다. 자산 보존의 가치가 그만큼 떨어지기 때문이다.

셋째가 가치 산정의 기능이다. 특정 상품에 대해서 고정적인 가치를 가져야 한다. 예컨대 미국 달러는 원유 거래에서 유일하게 인정되는 화폐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산유국들이 달러만 받고 원유를 팔기 때문이다.

요즘 들어 러시아나 중국이 달러 이외의 화폐로도 자국산 원유를 거래하고 있지만 원유의 절대량은 달러로만 거래된다. 바로 미국의 강력한 군사력와 외교력으로 이뤄낸 성과다. 미국은 언제든 필요한 만큼 달러를 더 찍어 원유를 살 수 있다. 종이조각을 주고 원유를 사는 거래 구조를 만든 것이다.

원유가 필요한 나라들이 달러를 가져야 하게 된 것이다.

바로 중동이 중요한 이유다. 글로벌 기축통화 달러의 가장 큰 힘이 바로 중동에 있는 것이다.

최근 이 중동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장성배 dayoff91@kochina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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