七月七日长生殿, 夜半无人私语时。
qī yuè qī rì zhǎng shēng diàn, yè bàn wú rén sī yǔ shí 。
在天愿作比翼鸟, 在地愿为连理枝。
zài tiān yuàn zuò bǐ yì niǎo, zài dì yuàn wéi lián lǐ zhī 。
天长地久有时尽, 此恨绵绵无绝期。
tiān zhǎng dì jiǔ yǒu shí jìn, cǐ hèn mián mián wú jué qī 。
칠월 칠석 서로의 품에서
그날 밤 우린 속삭였지요.
하늘에선 비익조 되고,
땅에선 연리지 되리라.
이 하늘과 땅이 먼지 될지언정,
우리 한恨만은 끊이질 않네요.
아 사랑하는 님아,
우리 한 몸이 돼 하늘에서 비익조가 되고,
저 땅에선 연리지가 되자.
그래서
이 하늘, 이 땅이 먼지 되는 그 순간까지,
하나로 날고,
하나로 자라자.
사실 너무 유명해서 설명이 필요 없는 장한가(长恨歌)의 마지막 구절이다.
당나라 시인 백거이(白居易, 772~846)의 '장한가'는 중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사시로 꼽힌다.
백거이는 자가 낙천(乐天)이다.
호는 취음(醉吟)선생, 향산(香山)거사다. 호에서 보이듯 술을 좋아했다.
가난한 선비 집안에서 태어나 평생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쉬운 시를 썼다.
두보의 맥을 이었다는 게 정평이다.
이름은 두보보다 못할지 몰라도 그가 남긴 '장한가'와 '비파행'은 두보의 어떤 작품보다 유명하다.
백거이는 두보처럼 현실참여 서사시를 많이 남겼는데, 장한가는 나라를 망친 황제 현종과 양귀비의 사랑을 그렸다.
현실에서는 나라를 망친 사랑이었는데, 백거이의 붓에 의해 역사에 남는, 천상을 오가는 사랑으로 승화됐다.
장한가는 너무나 아름답게 잘 썼다.
서사적 내용을 시의 운율로 가슴에 울리도록 썼다.
긴 시를 읽는데, 단번에 읽힌다.
한 구절 한 구절이 가슴을 메이게 하고 눈가를 젖게 한다.
어찌 사람들은 이 사랑을 봐주지 못했을까?
하지만 생각해보면, 황제와 양귀비의 사랑놀이에 얼마나 많은 백성이 고난에 빠졌던가?
그런 고난의 소리를 모두 잊게 할 정도로, 백거이의 시어는 너무나 아름답다.
차라리 이 시를 쓰지 않았으면….
소개한 부분은 장한가의 끝부분이다.
가장 유명한 부분이다.
전설의 동물과 나무가 등장한다.
비익조,
암수가 각기 눈과 날개가 하나씩인 전설의 새다.
눈과 날개가 각기 한쪽씩 있어 짝을 짓지 않으면 날지 못한다.
하늘에서 비익조가 되고,
둘이 짝을 이뤄 영원히 하늘을 난다는 의미다.
연리지,
본래 뿌리가 달라 서로 다른 나무가 뿌리가 엉켜
하나의 줄기로 자라는 형상을 말한다.
자연계에 정말 드물게 나타난다.
땅에선 연리지가 되리라.
서로 다른 나무지만 짝 이상의 한 몸으로 영원히 살겠다는 것이다.
역사 속 양귀비는 목을 매 죽는다. 아니 그렇게 죽도록 내몰린다.
황제는 눈물만 흘릴 뿐, 속수무책이었다.
백거이의 시 속에서는 황제가 돌아와 천상계를 돌며, 양귀비를 찾아 헤매는 것으로 나온다.
결국 황제의 명을 받든 도사가 천상계의 양귀비를 만난다.
양귀비는 황제의 마음을 전해 듣고 울며 생전에 지녔던 옥비녀와 금비녀 둘로 나눠 주며 말한다.
但教心似金钿坚, 天上人间会相见。
dàn jiāo xīn sì jīn diàn jiān, tiān shàng rén jiān huì xiàng jiàn 。
그 마음 변치 않으면,
우리 하늘에서 다시 만날 수 있어요.
그런데, 그 마음이 정말 변치 않을까?
앞의 두 구절 역시 양귀비가 한 말이다. 서로 사랑했을 때 둘이 껴앉고 아무도 모르게 한 약속이었다.
서로 영원히 하나가 되어 헤어지지 말자.
그런데, 그러지 못했다. 지금 양귀비는 천상계, 하늘의 사람이 됐고,
황제는 여전히 저 땅에 있다.
양귀비의 한 서린 말이 시의 대미를 장식한다.
此恨绵绵无绝期。
끝이 없이 이어지는 긴 한, 바로 장한(长恨)의 노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