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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한줌, 술 한잔

그래 옷 지어 보낸다지만, 이 옷 언제 님에 전해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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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素手抽针冷, 那堪把剪刀。

sù shǒu chōu zhēn lěng, nà kān bǎ jiǎn dāo 。
裁缝寄远道, 几日到临洮。

cái féng jì yuǎn dào, jǐ rì dào lín táo 。

 

 

갸려린 손의 바늘 이리도 찬데,
어찌 가위를 잡아 옷을 지을까요?
그래 옷을 다 지어 보낸다지만,
이 옷은 언제 님에 전해질까요?

 

 

 

갓 결혼한 어린 부부가 있다. 취업난에 남편은 러시아 작업장으로 일을 떠났다. 나이 어린 새색시가 이제 생활이 뭔지 알게 됐다. 외로움이 뭔지 알게 됐다. 한 겨울, 더 추운 곳에 있을 남편을 위해 목도리를 짠다.
한 땀 한 땀 바느질에 손이 이리 시린데, 옆에 놓았던 가위는 어떨까? 이 목도리 언제 다 짜고, 언제 님에게 전해질까?

 



이백의 이백의 자야오가(子夜吴歌), 자야의 노래 사철 중 '겨울의 노래'(冬歌)다. 겨울 여심이다. 
사철 미녀도 이 마지막 노래다. 
시를 읽을수록 이성의 무엇이 다른 이성의 마음을 끄는지, 이백은 정말 잘 알았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백은 시 속에서 여성의 세심한 부분을 강하게 클로즈업해 여성의 미를, 마음을 극적으로 표현한다. 
"손 등만으로 이리 예쁜 데, 그 미모는? 그 마음은?"하며 남심을 자극하는 것이다.


겨울의 노래에서 어린 새색시를 떠올린 것은 역시 순수하게 개인적 감성이다.
굳이 부연하면, 삶에서 외부 여건이 가장 나쁜 게 겨울이다. 그래서 그에 대응하는 여심은 더 여려 보인다 싶다. 분명 시 속 여인은 여리고 여린 누구든 다가가 도와주고 싶은 그런 여인이다. 그러나 그런 애띤 색시가 강하다. 사랑의 힘이다.

더구나 시 속의 새댁의 남편은 작업장보다 더 위험한 전쟁터에 끌려 가있다. '도대체 오늘 하루는 무사한가?' 
새댁의 애가 더 끓을 수밖에 없다. 이때 문밖에 소식이 들린다.

"내일 변방으로 가는 우편마차가 떠난데요!

시는 이렇게 시작 구절로 시작한다. 새댁은 서둘러 한 푼 한 푼 모아 사놓은 솜으로 옷을 짓는다. 
'아 늦으면 안 되는데' 어려운 살림에 어디 난방을 제대로 했을까? 방안은 겨울 삭풍이 그대로다. 어느새 새댁의 코끝이, 손끝이 파랗다. 바느질을 하는 손끝도 얼어 움직이지 않는다.
'호~호~' 입김으로 손을 녹이며 바느질에 열중하는 그녀는 지켜보는 남심을 애태우게 한다. 
'저 얼음덩어리 같은 가위는 어찌 잡으려고?' 
그런데 여린 여인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잡아 옷을 짓는다. 여인의 마음에는 오직 한 생각뿐이다.

几日到临洮。
이 옷은 언제 님에 전해질까요?

임조는 감숙성 난주성으로 가는 요지다. 당나라 최전선이었다. 새색시의 애뜻한 마음이 독자마음을 촉촉하게 적셔온다. 다시 말하지만 역시 이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