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5.28 (토)

  • 맑음동두천 28.7℃
  • 맑음강릉 32.6℃
  • 맑음서울 28.7℃
  • 구름많음대전 29.6℃
  • 구름많음대구 32.5℃
  • 구름많음울산 30.6℃
  • 구름많음광주 29.1℃
  • 구름많음부산 23.1℃
  • 구름많음고창 28.2℃
  • 흐림제주 23.3℃
  • 맑음강화 24.0℃
  • 구름많음보은 27.1℃
  • 구름많음금산 28.8℃
  • 흐림강진군 28.3℃
  • 구름많음경주시 32.8℃
  • 구름많음거제 23.1℃
기상청 제공

시 한줌, 술 한잔

일엽편주에 이 맘 띄우고 … 그대를 보내며 2

URL복사

抽刀断水水更流, 举杯消愁愁更愁。

chōu dāo duàn shuǐ shuǐ gèng liú, jǔ bēi xiāo chóu chóu gèng chóu
人生在世不称意, 明朝散发弄扁舟

rénshēng zàishì bú chènyì, míngzhāo sànfā nòng piānzhōu.” 

 

 

칼로 물을 베니
물은 계속 흐르기만 하고,
술로 근심을 달래니,
근심은 더욱 깊어만 가네.
인생 어디 뜻대로 되는 게 있으랴,
훌훌 벗어던지고,
홀몸 일엽편주에 맡겨 보련다.

 

 

술꾼 이백의 고백이다. 술이 어찌 인생의 약이랴, 칼로 물을 베듯 근심은 술로 끊기지 않다. 그런데 이게 술 마시지 말란 말이 아니다. 오히려 술꾼의 주귀를 더 유혹한다. 한 잔 더 부딪치게 한다.



이백(李白;701~762)의 이별가다. 선주사조루전별교수숙운(宣州朓楼叔云)으로 좀 길다. '선주의 사조루에서 교수직을 역임한 운 아저씨와 이별식을 갖다'이다. 제목에서 시대적 배경이 좀 엿보인다. 
때는 753년 이백이 선주에 머물 때다. 지인인 이운(李云)이 잠시 방문을 했다 떠난다. 이백이 그를 위해 사조루에서 밥을 산다. 그리고 쓴 시가 바로 이 시다. 첫 구절도 명구다.


弃我去者, 昨日之日不可留
Qì wǒ qù zhě, zuórì zhī rì bù kě liú.
乱我心者, 今日之日多烦忧。
Luàn wǒ xīn zhě, jīnrì zhī rì duō fányōu.
长风万里送秋雁 ⑵, 对此可以酣高楼 ⑶。
Chángfēng wànlǐ sòng qiū yàn, Duì cǐ kěyǐ hān gāolóu.” 

나를 버리고 간 자, 
그대는 붙잡지 못한 어제라는 그날들.
날 괴롭히는 자,
그대는 번잡하기만 오늘이라는 날들.
가을 기러기
큰 바람에 만 리를 날고,
난 기러기 떠난 누각에 올라,
​술잔이나 기울이련다.

제, 오늘, 내일이라는 시간들로 구성되는 삶을 한마디로 규정했다. 어제는 아쉽기만 하고 오늘은 번잡하기만 하다. 
그런데 오늘은 반드시 어제가 된다. 묵직한 감성이 가슴을 푹 찌른다. 
실 이 구절은 너무 좋아서 일찌감치 소개를 했다. 역시 너무 좋아서 그냥 짧게 다시 한번 소개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구절은 이백 본인의 문장도 좋지만, "운 아저씨 문장도 참 좋아요"하는 칭찬이다. 
운 아저씨나 이백 본인이나 타고난 재능이 있다는 걸 아는 데, 어찌 포부가 없으랴, 저 하늘에 올라 별이라도 따 내려오고 싶은 포부가 있다. 역시 명구다. 

俱怀逸兴壮思飞, 欲上青天览明月。
jù huái yì xìng zhuàng sī fēi, yù shàng qīng tiān lǎn míng yuè 。


우리 가슴속 품은 웅지로 날아올라,
저 푸른 하늘 달 한번 보고 오리라. 

그 포부가 얼마나 파워가 센지, 그냥 슈퍼맨처럼 하늘로 '쓩'하고 올라, 달 한번 보고 올 정도다. '览明月' 광오함이 느껴진다.
하지만 어쩌랴? 하늘의 재능을 타고났지만 아쉽게도 땅의 운을 얻지 못한 것을….
그리고 이어지는 구절이 마지막 구절이다. 여기서 처음 소개한 구절이다. "달도 마음대로 보는데, 마음대로 안되는 게 이 땅의 족속들이다. 내 어쩌랴?" 어쩔 수 없이 그냥 달관하며 살밖에.

내가 뜻을 펴지 못한 게 어찌 내가 재능이 없어서랴….” 

그리고 훌훌 벗어던지고 일엽편주에 몸을 싣는다.
"일엽편주에 이 맘 띄우고어허 웃음 한번 웃자"는 경지다본래  "빈 잔 들고 취하는게 인생인 것이다
이백은 이 두 경지를 한 구절에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