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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한줌, 술 한잔

그대 석양을 남기고 떠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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此地一为别,孤蓬万里征。

cǐ dì yī wéi bié ,gū péng wàn lǐ zhēng 。
浮云游子意,落日故人情。

fú yún yóu zǐ yì ,luò rì gù rén qíng 。

 

 

이제 이 길 떠나시면
정처없는 만리길
저 구름은 떠나야 하는 
그대 마음
저 석양은 못내 잊지못할 
우리의 옛 정

 

 

 

해외로 이민을 가는 친구를 송별하러 공항에 간다. 한강은 도도하게 흐르고, 구름은 표표히 떠간다. 마침 저녁 무렵이다. 서쪽 하늘부터 붉게 타오른다. 
"친구야, 이제 가면 한동안 보지 못하겠지?, 이제 저 구름처럼 네가 떠나는구나."
바로 이때 차창까지 석양이 물들어온다. 잡은 친구의 손이 뜨겁다. 아 이 석양이 네 마음이구나, 우리의 우정이구나.

 



'游子意'(떠나는 마음), '故人情'(옛 친구의 정) 정말 감탄할 밖에 없는 시어들이다. 이백(李白)의 '친구를 떠나보며'(送友人)이다. 쉬운 시어와 깊은 시상은 이백 시의 대표적인 특징이다. 이 시도 마찬가지다. 
떠나고 남는 친구의 애뜻한 마음이 너무도 깔끔하게 표현돼 있다. 모자람도 과장도 없어 둘의 우정이 더욱 순수해 보인다.


앞에 공항에서의 이별을 이야기했지만, 그 옛날 어찌 공항이 있으랴.
성 밖을 나서면 이국타향이던 시절이다. 시는 이별하는 곳의 풍경을 그리면서 시작한다. 북에는 산이 있고, 동쪽에 강이 구불구불 흐른다. 아 이 순간 이 장소를 기억하는 건 떠나는 친구를 더 기억하기 위해서다.
이어지는 구절이 소개한 구절이다.

이제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
此地一为别” 

사실 두 번째 구절의 기존 해석에 좀 불만이다. 많은 해석이 蓬을 그냥 단어 그대로 쑥풀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았다. 개인적으로 蓬은 마차를 의미한다고 본다. 
최소한 쑥풀보다는 최소한 쑥풀보다는 정처없이 떠돌다는 뜻의 '蓬征'이란 단어를 늘여 쓴 것으로 보는 게 어떤가 싶다.
이 단어를 앞에서 고독하다는 의미 孤와 오래고 길다는 의미 万里를 더하면 멋진 시 한구가 만들어진다.
蓬万里征
이어진 '游子意', '故人情' 이 이 시의 최고봉이다. 평범한 구름과 석양이 이 두 단어를 만나 생명을 얻는다. 자연스럽게 떠나고 남는 대구가 된다. 
더 이상 머물수없는 친구의 마음이 구름으로 전해진다. '남고 싶지만 어쩔 수 없어 …' 친구의 마음이다. 
그러나 남고 싶은 것 역시 친구의 마음이다. 
순간 석양이 마치 미련의 커튼처럼 저 하늘에서 나즈막히 깔린다. 故人情은 자연스럽게 留恋의 동의어가 된다. 留恋은 잊지못하는 애뜻함이란 뜻이다. 미련과 같은 뜻이면서 보다 긍정적 의미다.


결국 떠날 시간이 되고 친구가 탄 마차가 떠난다. 친구가 저 멀리 손을 흔들고 마차를 끄는 말의 울음소리도 멀어져 간다.

이제 안녕, 친구야. 네가 남긴 석양을 잊지 않을께” 

이백이 시에 쓰지 않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