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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한줌, 술 한잔

저 달은 세상의 첫 사람도 비췄겠지? 달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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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今人不见古时月, 今月曾经照古人。
jīn rén bú jiàn gǔ shí yuè, jīn yuè céng jīng zhào gǔ rén 。” 

 

오늘 우린 옛 달을 못 봤지만,
저 달은 옛사람도 비췄겠지.

 

오늘의 달 속에서 옛사람을 본다. 누굴까? 누가있어, 달을 보고 이렇게 생각할까. 
이백의 시 '술잔을 들어 달에 묻는다'(把酒问月)의 일부다.

 

 


 

 

시인에게 달은 특별한 존재다. 시간과 공간을 이어준다. 그 속에는 세상 모든 곳에 다다를 수 있는 궁궐이 있고, 달 토끼가 약을 찧으며 시간을 만든다. 
시인에게 달빛은 이 땅의 시간과 공간을 잇는 다리였다.
달을 보면서 이 세상의 첫 번째 사람을 그리고, 달을 보면서 이 세상 끝에 있는 이를 그렸다.
그리고 시 속에서 그 차이를 아름다운 시상(詩想)들로 매웠다. 

 

 

 


 

​ 

이백의 시를 부분 부분 나눠 다시 소개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당 시인들이 어떻게 달을 통해 이어지는 시간과 공간의 차이를 시상으로 채웠는지 비교하기 위해서다.
달에 있어 이 시인들은 자신의 빛 아래 섰던 나그네들이다. 
이 달빛 나그네들의 시상은 같은 길을 가도 조금씩 차이가 있다. 그래서 모두가 다 아름답다. 

소개한 문구는 오늘의 내가 달을 통해 세상의 첫 사람과 교감하는 장면이다.
은은한 달빛 아래 선 내가 외롭지 않은 이유다. 
수많은 이들이 이 달빛 아래 섰었다. 그들 역시 모두 인생사의 외로운 나그네였다.

 

 


 

일찍이 이백보다 한 세대 앞섰던 달빛 나그네 선배인 장약허(张若虚;660~720는 이렇게 노래했다.

​ 

​“江畔何人初见月? 江月何年初照人?
jiāng pàn hé rén chū jiàn yuè? jiāng yuè hé nián chū zhào rén ?”  

​ 

이 강가 누가 처음 달을 봤을까?
강의 달은 언제 처음 사람을 비췄을까?

 

장약허는 강소성 양주 사람이다. 하지장, 장욱 포융 등과 함께 오중사사로 불렸던 당대 유명한 인물이다. 이백보다 41살이 많으니 당시로서는 할아버지뻘일 수도 있다.  

 

 


 

시는  "달빛 강가에 꽃 피고"(春江花月夜)의 일부다. 이 강변이 만들어지기 전에 저 달은 있었다. 강변이 만들어지고 사람이 오가는 것을 달은 처음부터 지켜봤을 것이다. 그런데 과연 그 많은 이들 가운데 누가 처음 고개를 들어 달을 봤을까?
지금 내가 술잔을 들고 보듯…

​ 

최소한 50년 뒤에 한 시인은 장약허의 물음에 응답을 한다. 바로 이백이다.

​ 

​“青天有月来几时, 我今停杯一问之。
푸른 하늘에 달은 언제부터 떴을까? 잔을 들어 달에 묻네.” 

  

술잔을 들고 달에 묻는다. 이백이 남긴 질문에도 또 답을 한 이가 바로 앞에서 소개한 소동파(苏东坡;1037~1101)다. 이백 이후 무려 300년 뒤의 일이다. 또 다른 달빛 나그네 소동파가 달을 보고 술을 건넨다.

​ 

​“明月几时有, 把酒问青天
언제 저 달이 떴지? 술잔을 들어 푸른 하늘에 묻노라.”  

​ 

누가 다음의 달빛 나그네일까? 저 달이 있는 한 분명히 끊이지 않으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