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暮从碧山下,山月随人归。
mù cóng bì shān xià ,shān yuè suí rén guī 。
却顾所来径,苍苍横翠微。
què gù suǒ lái jìng ,cāng cāng héng cuì wēi 。”
저녁 벽산 하산길
저 달이 따르길래,
온 길 되돌아 보니
굽이굽이 아득해.
저녁 등산로를 내려오는 데 날이 어느새 어둑어둑해졌다.
그래도 하산길이 밝기만 하다. '누가 불을 밝혀주나?' 돌아보니 달이다.
달이 자꾸 집에 가는 내 뒤를 따라 오며, 길을 밝혀준다.
'어허 우리 집까지 가려나?'
이백의 '종남산을 내려오니'(下终南山过斛斯山人宿置酒)라는 시다. 소개하 구절은 첫구다. 이백의 시에 어디 술이 빠지랴.
시는 이어 제목이 암시하듯 친구 집에 들러 건하게 술마시는 장면으로 이어진다.
소개한 첫 구절은 아무리 읽어도 어디 한 곳 흠 잡을 곳이 없다. 한 편의 동화 속 삽화다.
숲 속이지만 밝은 달이 떠 은은하고 아늑한 분위기다. 먼저 종남산을 푸른 벽산이라 불러, 그래도 벽산이라 했다.
시인이 시 속의 하산을 하는 인물이다. 떠오르는 시상은 탈속한 노인네, 그 것도 어린아이 마음의 노인네다. 달 빛이 길을 비춰주고, 숲 속의 나무들이 시중드는 동자처럼 노인을 부축해 길을 안내를 한다.
실제 시의 중간에는 이런 표현이 있다.
“青萝拂行衣
qīng luó fú xíng yī”
푸른 덩쿨, 옷먼질 터네
길을 가는데, 도포 자락이 덩쿨에 걸린다. 그게 마치 덩쿨나무가 손을 뻗어 옷의 먼지를 털어주는 듯 표현했다. 달이 길을 비춰주고, 나무들이 길을 안내하고, 덩쿨이 옷의 먼지를 털어준다.
신선이 지나는데, 나무들이 나서 시중을 드는 모습이 아니고 무엇이랴.
과연 시선(詩仙) 이백이다.
글=청로(清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