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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한줌, 술 한잔

열사는 자신을 알아주는 이를 위해 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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士为知己死。
shì wéi zhī jǐ sǐ .
女为悦者容。
nǚ wéi yuè zhě róng.” 

 

 

 

열사는 자신을 알아주는 이를 위해 죽고,
여인은 자신을 좋아하는 이를 위해 꾸민다.

 

 

뜨거운 말이다가슴이 확 달아오른다

 

 

위나라 황제 조조(曹操;155~220)에게 당대 수재인 완우(阮瑀; 165?~212?)가 바쳤다는 시다.  

 

완우는 후한에서 위나라 초기 글 솜씨로 명성을 떨친 기재다. 헌제 건안(建安)에 활동한 7명의 문학가, '건안칠자'로 알려져 있다. 
조조는 그의 재능을 흠모해 산속에 은거한 그를 끌어내기 위해 산불을 내 위협했다고 한다. 
그런 그가 조조에게 충성을 다하겠다며 쓴 시의 한 구절이다. 금을 타며 불러 제목이 '금가'(琴歌)라고 한다. 

 

 

 

​“奕奕天门开。 
yì yì tiān mén kāi 。 
大魏应期运。 
dà wèi yīng qī yùn 。 
青盖巡九州。 
qīng gài xún jiǔ zhōu 。 
在东西人怨。 
zài dōng xī rén yuàn 。 
士为知己死。 
shì wéi zhī jǐ sǐ 。
女为悦者玩。
nǚ wéi yuè zhě wán 。 
恩义茍敷畅。 
ēn yì jì fū chàng 。 
他人焉能乱。
tā rén yān néng luàn 。” 

 

 

 

오오 하늘의 문이 열렸도다. 
위대한 위나라 천운을 맞는구나. 
황제의 마차가 천하를 순시하고, 
원망하는 이가 있어도 어쩌랴. 
열사는 자신을 알아주는 이를 위해 목숨을 걸고, 
여인은 사랑하는 이를 위해 화장을 하는 법. 
이미 황은이 넘치니, 
감히 대항할 이 그 누구인가.  

 

 

 

青盖 고대 황제의 마차를 일컫는 말이다시는 용모의 용(容)이 아니라 놀 완(玩) 자로 전해는 버전도 있다. 
본래 이 구절은 완우의 시 보다 사마천(司马迁BC 145~BC 93)의 [사기]에 나와 더 유명하다. 
사기 자객열전 편에 예양(豫:?~?)의 이야기에 나온다. 

 

 

 

 

예양은 진(晉) 나라 사람이다. 자신을 알아준 주군 지백(知伯)의 복수를 갚으려 원수인 조양자(趙襄子)를 암살했으나 실패한다.
예양을 붙잡은 조양자는 그의 충성심을 알고는 감복해 풀어준다. 그러나 예양은 복수를 포기하지 않다. 
예양은 다시 암살을 시도하다 붙잡히고 만다. 그러나 예양이라고 조양자의 넓은 마음에 감복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
그는 다시 조양자에 붙잡혀 다음같이 말하고 조양자의 옷을 벗어달라고 청한다. 

 

 

​“그대의 은혜에 감사한다. 다만 살아있는 한 주군의 원수를 갚지 않을 수 없다.”  

 

 

조양자의 옷을 받아든 예양은 칼로 그 옷을 찌른 뒤 자결한다. 주군의 원수도 갚고, 은혜에 답하지 못한 벌도 자청한 것이다. 
완우는 이 예양의 굳은 결의를 빌어 자신의 충성심도 그와 같다고 인용한 것이다. 
한시에서 앞사람의 글을 인용해 자신의 시 속에 녹여 쓰는 것을 흔히 보이는 수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