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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한줌, 술 한잔

해동(海东)에서 온 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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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花折风帽, 白马小迟回。
jīn huā shé fēng mào, bái mǎ xiǎo chí huí 。
翩翩舞广袖, 似鸟海东来。
piān piān wǔ guǎng xiù, sì niǎo hǎi dōng lái 。” 

 

 

 

황금꽃 수놓은 멋진 모자 쓰고 
백마 타고 잠시 머뭇거리는데
긴 소매 표표히 바람에 춤추네
마치 바다 동쪽 건너온 새 인양 

 

 

 

한 젊은 귀족이 백마를 타고 저잣거리를 지난다. 멋진 모자는 깃털이 꽂혔고, 황금으로 꽃이 수놓여 있다. 한 눈에 봐도 범상치 않은 인물이다. 아직 거리가 익숙지 않은 듯 잠시 백마가 머뭇거린다.
귀공자가 다시 고삐를 당기자, 말이 다시 앞으로 달려간다. 긴 소매가 새의 날개 인양 펄럭인다. 
그 모습의 품위가 새처럼 우아하다.

 

 

이백의 시다. 누구가 이렇게 이백의 칭찬을 들었을까? 비밀은 바다의 동쪽, 해동에 있다. 
고구려의 한 귀족이다. 아쉽게 이름은 나오지 않는다. 시의 제목이 그냥 고구려다. 고구려는 중국 역사에 고려高丽 또는 고구려高句丽라 불렸다. 려는 아름다울 려丽, 또는 말이 붙은 려骊를 쓰기도 했다.

 

 

재미있는 것은 당나라 때, 특히 이백은 고구려인을 만날 수 없었다는 점이다. 
이백은 701~762년을 살았고, 고구려는 나당 연합군에 의해 668년 망한다. 이백이 본 고구려인은 누굴까?

고구려 귀족 일부는 당에 귀순해 살았다. 그 후손일 수 있고, 그냥 변방에 남아 발해를 건국한 고구려 유민일 수도 있다.
고구려 유민이라 확신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시 속에 나오는 해동과 절풍이라는 단어 때문이다. 동해라면 동쪽의 바다지만, 해동의 바다의 동쪽 땅이란 의미다.
바로 발해를 뜻한다. 절풍은 고구려 귀족들이 즐겨 쓰던 모자다.
전 풍모에 대한 기록은 위서魏書 고구려전에 나온다. 
자료에 따르면 "(고구려인은) 머리에 절풍을 썼는데, 모양은 고깔 모양으로 곁에 깃털을 꼽았다"라고 돼 있다. 
고구려 벽화의 모습과 정말 일치한다.

 

 

이백 역시 하루 수만의 금화를 물 쓰듯 한 인물이다. 
고구려 유민의 말 달리는 모습이 얼마나 우아하면 시인 이백을 감동시켜 시까지 짓도록 했을까?
조용히 눈을 감고 생각해본다.
과거 우리와 중국은 과연 서로에게 어떤 존재였을까?
이백의 시만 보면, 서로 흠모했던 사이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