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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한줌, 술 한잔

마치 아홉 하늘 뚫고 내린 은하수인 듯. … 왠지 기분 좋은 소식이 들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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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照香炉生紫烟, 遥看瀑布挂前川。
rì zhào xiāng lú shēng zǐ yān, yáo kàn pù bù guà qián chuān 。
飞流直下三千尺, 疑是银河落九天。
fēi liú zhí xià sān qiān chǐ, yí shì yín hé luò jiǔ tiān 。” 

 

 

 

햇살 속 향로봉엔 상서로운 연기 피고,
강줄기 저 앞엔 흰 폭포가 걸렸네.
물살 내리꽂히길 순식간에 삼천 척,
아홉 겹 하늘 뚫고 쏟아진 은하수인 듯. 

 

 

"탕"하는 소리와 함께 하늘을 가르는 하얀 야구공, 깨끗한 홈런 한 방을 보는 듯 가슴이 뻥 뚫리는 시다. 폭포 물살의 속도감을 생생히 전해 마치 그 소리가 곁에서는 들리는 듯하다.

 

 

 

 

 

이백의 시 '여산 폭포를 바라보며'望庐山瀑布다. 
시어诗语가 쉬우면서 시상诗想이 과감하고 명쾌한 이백 시의 특성이 잘 나타난다. 
그가 50세 전후해 여산에 은거할 때 쓴 시로 알려져 있다.
인생의 쓴맛을 보고 있지만 그래도 시 속에는 젊은 시절의 호쾌함이 살아있다. 

 

 

 

 

 

 

오전 햇살 속에 여산의 상서로운 기운을 느꼈기 때문이다.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여니, 햇살 받은 봉우리 안개가 빛을 낸다. 은은한 자색으로 빛이 난다. 
마치 향로의 색향이 타고 있는 듯싶다. 봉우리 이름도 마침 '향로', 향로봉이다.
 
본래 자색은 동양에서 상서로운 징조다. 큰 인물이 날 때마다 등장하는 게 자연(紫烟)이다. 
오늘은 왠지 기분 좋은 소식이 전해질듯싶다.
이쯤 생각했을 무렵 저 멀리 물소리가 들린다. 폭포 소리다. 귀를 기울이니 점점 웅장해진다. 
고개를 들어 개울을 따라 시선을 옮기는 저 산에 걸린 긴 폭포가 보인다. 마치 긴 하얀 면포가 강 앞에 걸려있는 듯싶다.
이 거리에서도 선명하게 물줄기가 보이니 마치 물살이 날아오르는 용과 같다. 
그런데 얼마나 빠르지, 그대로 땅으로 내리꽂는데 순식간에 삼천 척을 날아가는 듯하다.
한 척은 시대마다 그 길이에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보통 33센티미터로 본다. 삼천 척은 1킬로미터가량이다. 
여산의 대부분 폭포는 길이가 200미터 안팎이다. 일부는 시인의 과장법이라고 본다. 

 

 

 

 

 

그러나 실제 길이가 아닌 속도를 이야기했다고 보면 시감이 더 산다. 
폭포의 속도가 어찌나 빠른지 순식간에 1000미터를 내려가는 듯싶다는 의미다. 그리고 그 속도감은 자연스럽게 뒤의 구와 이어진다. 

 

 

​“이렇게 빠른 것을 보니 아주 높은 하늘에서 떨어진 것은 아닐까?”  

 

시인의 표현은 더 멋있다. 

 

 

​“저 하늘 밖의 하늘, 구천에서 떨어진 은하수가 아닐까?
疑是银河落九天”  

 

 

참 좋다. 이백은 역시 이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