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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한줌, 술 한잔

가을 산 반쪽 석양에 물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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萧萧远树疏林外,一半秋山带夕阳。

xiāo xiāo yuǎn shù shū lín wài ,yī bàn qiū shān dài xī yáng 。



쓸쓸한 숲 저 멀리

가을 산 반쪽이

석양에 물든다



붉게 물든 가을 산은

기울여 봐야

아름다움을 안다.

 

석양의 노을은

빗겨 봐야

눈이 더욱 부시다.

 

가을 산 반쪽이 석양에 물든다.

가을의 아름다움을

이처럼 짧게 한마디로

말할 이 누가 있을까.

 

본래 떨어지기 직전의

낙엽이

가장 아름다운 법이다.

 

송 시인 구준의 시

'강 정자 벽에 쓰다'이다.





어찌 석양이

정확히 산을 반으로 나눠

비췄을까?

 

하지만

시는 정확히 반을 나눠

정확히

우리를

일 년의 특정 시간,

특정의 장소로

하루의 특정 시간으로

특정 장소로

데려간다.

 

한시의 묘미다.

만약 영어

표음문자로 썼다면

이 특정의 시간,

특정의 장소로

독자를 데려가려

시가 아니라

산문을 써야 했을 것이다.

그 긴 시상詩相을

짧은 절구에 담았다.

 

한 구절로 우리는

가을,

그것도

석양이 물들기 시작한 뒤

산을 딱 절반만

물들이는

석양의 절정의 순간으로

데려간다.



 

석양이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다.

가을이 가장 절정인

순간이다.

 

이 순간이 지나면

이제 석양의 끝이

검게 변하기 시작한다.

저녁이 된다.

 

이 순간에 이르지 못하면

푸른 하늘

한 귀퉁이만 붉게

석양이

그 머리만

드러낼 뿐이다.

 

가을 산을 반만 물들인

석양이

가장 아름답다.

떨어지기 전의

낙엽이

가장 아름답듯

 

시는 산의 위치도

정확히

알려준다.

저 쓸쓸한 나무숲

뒤 편에 있다.

 

그 숲의 앞엔

큰 강이 흐른다.

시인은

배를 타고

선상의 난간에

기대어

가을 산 반쪽을 물들인

석양을 봤다.

 

이 시의 앞부분이다.



岸阔樯稀波渺茫,独凭危槛思何长。

àn kuò qiáng xī bō miǎo máng ,dú píng wēi kǎn sī hé zhǎng 。



계곡 사이 저 멀리 도도한 강

선상에 홀로 사념에 빠지네



황혜선 기자 hss@kochina21.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