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한국은 완전히 다른 문화를 가진 나라다. 그러나 일부 기업가는 한국과 중국의 문화를 동일시 하기도 한다. 생김새도 비슷하고 몽골민족이고 조선족 동포도 많이 있다며…. 분명 한국과 중국은 아시아 국가로써 동질성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엄연히 다른 문화를 가진 나라이고 문화적 차이 또한 크다. 이러한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고 인정하는 것이 중국에서 문화사업을 추진하는 데 있어 중요하다.
한중 양국간의 문화 차이 때문에 생기는 오해도 자주 발생한다. 사람간의 관계에 있어 중국인들은 ‘길이 멀어야 말이 힘이 있는지를 알 수 있고, 시간이 오래 지나야 사람의 마음을 알 수 있다(路遙知馬力, 日久見人心)’고 한다. ‘바람이 세야 어떤 풀이 센 풀인지를 알 수 있고, 곤경에 빠져봐야 사람의 진심을 알 수 있다(疾風知勁草, 患難見眞心)’고 말한다. 중국인은 쉽게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열지 않는다는 뜻으로 중국인의 사람 사귀는 방식을 나타내는 말이다. 이는 고향이 같아서 나이가 같아서 그리고 동문이어서 짧은 시간에도 스스럼없이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는 한국인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이러한 사람 사귀는 방법의 차이 때문에 쉽게 친구가 되지 않는 중국인과 사귀면서 한국인은 스스로가 무시당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이런 오해는 가끔 사업관계를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
의식주와 관습측면에서도 차이가 있다. 우선 화장실 문화에 대해 잠깐 얘기 해 보자. 필자가 중국에 와서 문화적 충격을 받은 것 중에 하나가 화장실 문화이다. 2007년 중국문화 공부를 하기 위해서 베이징(北京)에 있는 공원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 때 화장실을 갔었는데 화장실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문을 열고 볼 일을 보고 있었다. 후에 문 고리가 고장이 나서 그랬나 싶어 확인을 해 보았는데 문고리는 정상적으로 달려있었다. 화장실에 들어간 사람들이 고의로 문을 열어 놓고 있었던 것이다. 화장실에서 강도 사건 등 안 좋은 일 들이 많이 발생해서 이렇게 문을 열어 놓고 볼 일을 보는 습관이 생겼다고 하는데 개인 프라이버시를 중요시 하는 외국인들에게는 중국의 벌컥 열려 있는 화장실 문화는 충분히 신기하고 황당한 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또 하나 문화적 차이를 느꼈던 부분은 중국 젊은이들의 동거문화다. 주재원으로 근무할 때 중국 직원들을 뽑기 위해 인터뷰를 한 적이 있었다. 인터뷰 내용 중에 결혼 여부를 물어야 할 경우가 있었는데 지원자들이 결혼은 하지 않았지만 동거를 하는 사람이 있다고 명확하게 얘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국 같으면 남자든 여자든 상관없이 결혼 전에 동거 하는 것을 밝히지 않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중국 젊은이들은 동거를 스스럼 없이 밝혔다. 처음에는 당황스럽기도 했는데 후에 중국 젊은이들이 타지에서 베이징(北京)으로 들어오면서 주거 비용을 아끼기 위한 방편으로 또는 결혼을 전제로 동거들을 많이 하고 있음을 알게 됐고 중국 젊은이들의 동거문화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 할 수 있었다.
한국사람들이 중국에 와서 느낀 문화적 차이 중에 하나로 가장 많이 무용담처럼 얘기하는 것이 바로 따듯한 맥주다. 초기 중국에서 사업을 진행했던 사람들의 얘기를 들으면 따듯하다 못해 뜨거운 맥주를 마시며 사업을 했던 경험들을 자랑스럽게 털어놓는 경우가 많다. 한국인들은 대부분 맥주는 시원하게 마셔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중국인은 그렇지 않다. 식수가 깨끗하지 못해 물을 끓여 마시는 습관을 가지고 있는 중국인은 한여름에도 더운물과 차를 마시는 것이 보편화 되어 있어 차가운 음료를 꺼려하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맥주도 미지근한 것을 마시는 경우가 많다.
이외에도 한국과 중국의 문화에는 다양한 차이가 있다. 중국인은 원색적인 색과 화려한 레이스의 장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중국은 요리 대부분이 기름에 볶거나 튀긴 음식이 많다. 그리고 주거 생활도 입식문화에 익숙해져 있어 집에서도 신발을 신고 다니고 이러한 이유로 방바닥에 앉거나 눕는 것을 어색해 한다. 관습으로는 발음상 죽음을 뜻하는 시계를 선물하는 것을 꺼려하며 담배나 술, 선물 등을 살 때 짝수를 선호한다. 가정에서는 많은 남성들이 부인과 가사일을 분담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중국인의 문화는 관습과 관념, 오락 등에서 우리와 차이를 보인다. 이러한 나라간의 문화 차이는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다. 발전과 퇴보의 문제도 아니다. 한국의 기준으로 보면 이해할 수 없는 부분도 있을 수 있지만 중국의 입장에서 보면 당연한 일이고 그것을 이해 못하는 한국인을 오히려 이상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중국 문화사업은 중국인하고 하는 것이고 중국의 문화 속에서 이뤄지는 것이다. 때문에 중국에서 문화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한국과 중국의 문화차이를 이해하고 인정함으로써 문화차이로 인한 오해를 최소화 하려는 노력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한국의 문화만이 좋은 문화이고 그래서 중국 문화가 한국문화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인식을 바탕에 둔 문화사업은 중국에서 결코 성공하기 어렵다. 중국 문화사업에서 성공하려면 한국문화가 우수하다는 것을 외치기 보다는 오히려 중국문화를 좀 더 깊이 이해하는데 시간을 투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