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기획재정부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2월호에서 “서비스업 생산과 소비는 완만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수출과 건설투자가 성장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앞서 정부는 그린북에서 최근 우리 경제 상황을 진단하면서, 지난 4월호부터 10월호까지 7개월간 '부진'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던 바 있다. 그러나 11월호부터 이번 호에도 '부진'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다.
홍민석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 경제가 저점을 찍고 올라간다고 평가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10월 산업활동동향 지표가 생산·소비·투자 모두 트리플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그렇다고 올해 2% 성장률 달성이 물 건너갔다고 평가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밝혔다.
홍 과장은 내년 반도체 업황과 관련해서는 "내년에는 5G 투자와 디즈니 등의 스트리밍 서비스 확대로 올해보다 개선될 것이라고 보는 게 시장의 공감대"라면서 "내년 2분기 정도가 되면 D램 가격이 상승 전환하고, 하반기로 넘어가면 전년 동기 대비로도 상승할 것이라는 게 최근 가트너 등 전문기관의 전망"이라고 주장했다.
홍 과장은 미국과 중국 간 1단계 무역합의 승인과 관련해서는 "원만히 해결된다면 우리 경제에 수출이나 경제 심리 등 여러 가지 경로로 가장 큰 부정적 영향을 미쳤던 요인이 해소되는 것"이라며 "내년 대외여건 측면에서 우리 경제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정부는 “대외적으로는 글로벌 교역과 제조업 경기 위축 등으로 세계 경제가 동반 둔화하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 간 무역협상의 향방, 글로벌 반도체 업황의 회복 시기,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관련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부는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면서, 올해 남은 기간 이월·불용 최소화 등 재정 집행과 정책금융, 무역금융을 차질없이 추진하고, 다음주 발표할 예정인 2020년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경기 반등 모멘텀 마련에 총력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주요 지표를 통한 10월 광공업 생산은 전월 대비 1.7% 줄었으나, 서비스업 생산은 0.3% 늘어 전(全)산업 생산은 0.4% 감소했다.
11월 수출은 세계 경제 둔화, 반도체 단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1년 전보다 14.3% 감소했다.
10월 설비투자는 운송장비 투자는 늘었으나, 기계류 투자가 감소하면서 전월보다 0.8% 감소폭을 그렸다. 반면 건설투자는 전월보다 1.7% 증가세를 보였다.
건설기성(불변)은 건축 실적은 증가했지만, 토목 실적은 감소하면서 전월대비 1.7% 늘었다. 정부는 건설수주와 건축허가면적 증가는 향후 건설기성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10월 소매판매는 승용차 등 내구재와 의복 등 준내구재의 감소로 전월 대비 0.5% 감소했다.
11월 소비 관련 속보치에 따른 국산 승용차 내수판매량은 1년 전보다 2.0% 줄어 두 달째 감소세를 보였다.
백화점 매출액(3.3%), 할인점 매출액(2.5%), 온라인 매출액(2.9%), 카드 국내승인액(7.6%)은 일제히 1년 전보다 증가세를 그렸다. 동시에 한국을 찾은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도 30% 증가했다.
뿐만 아니라 소비자심리와 기업심리도 개선됐다.
1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0.9로 한 달 전보다 2.3포인트 올라 7개월 만에 기준선(100)을 회복했으며,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전월보다 2포인트 상승한 74를 기록했다.
11월 취업자 수는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1년 전보다 33만1천명 늘었다. 11월 소비자물가는 0.2% 상승해 4개월 만에 상승세로 전환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는 0.6%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