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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명상 - 생각 사(思), 세상에서 가장 길고 넓은 글자



 

생각은 마음의 공간에 존재한다.

마음의 공간은 가슴,

심장에서 머리까지의 공간이다.

 

심장은 감성이며,

머리는 이성이다.

 

가슴에 남는 사람, 심장에 남는 사람은

감성으로 남는 사람이다.

정으로 이어진 사람의 관계다.

 

머리에 남는, 이성으로 기억되는 사람은

계산적 관계로 맺어진 인연이다.

 

감성과 이성의 차이는 지구와 화성의 거리보다 길다.

고 신윤복 선생이 던진 명제다.

 

한자에서는 바로 인간의 생각을 말한다.

생각 사는 마음 심(심)에서 머리 정수리까지를 의미하는 글자다.

 

 

복잡한 개념이어서

갑골자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고, 금문에서 등장한다.

 

생각 사보다 일찍 나온,

마음의 소리인 뜻 의(意)자 있어,

생각이라는 뜻으로도

쓰이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마음의 소리가 의지의 뜻이 강해지면서

생각 사가 필요해지지 않았나 싶다.

 

말이 있어 오해가 생기고

다시 오해를 풀려

말이 생기는 법이다.

글자도 마찬가지다.

한 글자가 생겨 풀이가 다양해지고

다시 글자가 나온다.

 

그래서 말과 글은 있는 게 없는 것만 못하다는

명제도 나왔다.

노자의 명제다.

무우유용(無于有用)이며, 당무유용(當無有用)이다.

 

감성에 치우친 이와

이성에 치우친 이의

거리는 지구와 화성의 거리보다 멀다.

 

서로를 이해하는 건

멀다는 걸 인정하는 일이다.

이해는 가까이 두는 게 아니라

그 자리에 있는 걸

인정하는 일이다.

 

‘날 이해해줘’는

흔히 내 곁으로 오라,

내 편이 돼 달라는 뜻이지만,

 

실제는 그 이해의 방법은

곁에 가지 않고 거리를 서로 인정해주는 것이다.

 

‘날 이해해줘’

본래 모순적인 말이다.

모순은 해결되지 않는다. 그래서 모순이다.

유일한 해결책은

모순을 인정하는 것이다.

 

모든 게 생각이다. 생각 사(思)다.

어렵다면 어렵고,

엉뚱하다면 엉뚱하다.

말 그대로 생각하기 나름이다.

 

생각이란 게 본래 그렇다.

생각은 마음의 소리를 내기 전에 생기는 것들이다.

작은 물방울의 수를 세기 어렵듯 생각 역시 셀 수 없다.

작은 물방울이 그렇듯

홀연히

하늘에서 떨어지고,

땅에서 불현듯 솟아난다.

생각이다.

 

생각은 세상에서 가장 긴 여행이다.

심장에서 머리까지의

지구에서 화성까지의

길고 긴 여행이다.

본래 사연이 길수록 말이 적은 법이다.

 

그 긴 여행에서

뜻이 생기고, 그 뜻이 추억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아직 뜻이 되지 못한

우주의 먼지만큼 많은 수많은 상념과 상념들이 주변을 채우고 있는 것이다.

 

이 상념들은 때론

천금보다 무겁고,

때론 깃털처럼 가볍다.

때론 숨을 쉬기조차 어렵게 착절(錯節)하고

때론 폭우 속의 계곡물처럼 흉용(洶湧)하다.

또 때론

봄 햇살처럼 포근하고,

다시 때론 여름 바람처럼 노근하다.

 

때론 이백의 정야사(靜夜思) 속 달빛처럼

“擧頭望明月,(거두망명월)

低頭思故鄕.(저두사고향)”

외로운 이의 마음, 몸을, 방을, 천지를 적시며,

 

때론 백거이의 장한가(長恨歌) 속 비익조처럼

“在天願作比翼鳥(재천원작비익조)

在地願爲連理枝(재지원위연리지)

天長地久有時盡(천장지구유시진)

此恨綿綿無絶期(차한면면무절기)”

가슴을 헤집고 날아다닌다.

 

생각은 그리 넓고 깊은 곳에서 나온다. 뜻도 기억도 그 속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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