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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명상 - 일(一), 삶은 쌓아가는 것

 

동서양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숫자에 대한 생각이다.

삶에 대한 자세다. 고개가 갸웃거린다. 숫자와 삶이라니?

 

한자와 그리스 숫자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한자는 동양 사상의 대표이고,

그리스는 서양 사상의 대표다

 

一, 二, 三

동양의 숫자다.

 

Ⅰ, Ⅱ, Ⅲ

그리스의 숫자다.

 

동양의 숫자는 쌓여가고,

그리스의 숫자는 나열된다.

쌓여가는 것과

나열되는 것

바로 동서양의 차이다.

 

삶과 숫자는 무슨 관계일까?

삶은 간단히 숫자를 세는 일이다.

시간을 세고,

하루를 세고

계절을 세고

한해를 센다.

 

 

동양의 숫자는 그런데 쌓여가고

서양의 숫자는 나열된다.

동양의 삶은 쌓여서 세고

서양의 삶은 나열돼 세는 것이다.

 

쌓여가는 것은

지난 수 없이 새로운 수가 없다.

쌓지 않고는,

일이 없으면,

이가 없는 것이다.

 

서양의 숫자는 이 점에서 차이가 난다.

앞 수와 이어지는 새 수의 관계가 느슨하다.

아래 없이 위가 없는,

쌓여가는

동양의 숫자와 차이가 있다.

지난 순간 없이 새로운 순간이

없는 게 동양 삶의 자세다.

 

그래서 동양은

깊이 높게 쌓인 것들에

맨 아래 수에,

조상에 각별하다.

 

그래서 동양의 시인은 묻는다.

청산이여, 그댄 몇 번이나 이 석양을 세었는가?

靑山, 幾渡夕陽紅!

(청산기도석양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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