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意), 뜻이다. 마음 위에 있는 소리다. 마음에서 우러나는 소리다. 끝없이 들리는 마음의 소리다. 내 마음 속의 소리가 들리면, 수없이 끊임없이 들린다. 저절로 행하게 된다. 마음의 소리가 없어질 때까지 어쩔 수 없이 하게 되는 것, 그치지 않는 마음의 소리, 그 것이 바로 뜻이다. 의지(意志)다. 한자 의지는 다른 것이 아니다. 마음의 소리가 끊임없는 게 의(意)이고, 그 마음의 소리가 변치 않는 게 지(志)다. 의지란 마음 속 수많은 소리의 파편들이 하나가 되고, 그 것이 머물러 변치 않을 때 의지가 되는것이다. 순 우리말 그대로, 앞의 의도 뜻이요, 뒤의 지도 뜻이다. 의지란 그런 것이다. 마음 속 소리의 파편들이 하나로 형체를 이루고 머무는 것이다. 그 의지는 오래될수록 빛이 난다. 세월의 풍파와 마연(磨硏)으로 만들어지는 빛이다. 그런 의지는 사람과 동물을 구분하는 기준이 된다. 기억의 억(億)은 그런 생각을 담았다. 억은 소전(小篆)에 그 모습이 보인다. 개인적으로 봐도 갑골문에서 보이기에는 뜻이 너무 섬세하다. 사람 인 옆에 뜻 의가 있는 모양이다. 지금의 형태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사람 인의 모양과 뜻 의의 모양이 현대화 됐을 뿐이다.
저 고산 절벽에 자란 고송(孤松)은 아름답다. 직각의 가파른 절벽에 붙어 뿌리를 내리고 조금이라도 더 빛을 받으려 이리저리 몸을 비틀며 자란 ‘기형의 몸’이지만 아름답다. 살려했고, 살아남아 있기에 아름다운 것이다. 살아남아 그 어떤 키 큰 소나무보다 더 멀리 보고, 더 태양과 가깝기에 아름다운 것이다. 살고자 하는 뜻을 이뤘기에, 매일의 일출이, 석양이 새로운 것이다. 살고자 하는 뜻을 이뤘기에, 기형의 몸이 저 아래 평범한 언덕 위에서 하늘로 쭉쭉 벋은 자태를 자랑하는 어떤 소나무보다 아름다운 것이다. 그런 뜻이 드물기에 귀한 것이다. 뜻 지(志)는 이렇게 마음이 그쳐 머무는 것을 말한다. 지금은 선비 사(士) 아래 마음 심(心)을 쓰지만 본래 뜻 지는 그칠지(止) 아래 마음 심을 썼다. 마음이 그친 곳이 바로 뜻인 것이다. 마음이 그쳐 변치 않는 곳이 바로 뜻인 것이다. 그런데 묘한 게 마음이란 존재다. 내 것인데, 내 마음대로 안 된다. 내 맘인데 남의 뜻만 따른다. 주고 싶어도 줄 수 없는 게 마음인데, 주머니 돌보다 가볍게 주어지는 게 맘이다. 또 이미 줬다 싶은 데 다시 돌아와 있는 것도 맘이다. 그래서 이백은 아무리 정숙한 여인이라도 봄바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