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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노모 돌아가시고, 어디로 가야 은혜를 갚을까?

 

径万里兮度沙漠,为君将兮奋匈奴。 

jìng wàn lǐ xī dù shā mò ,wéi jun1 jiāng xī fèn xiōng nú 。

 

路穷绝兮矢刃摧,士众灭兮名已隤。

 lù qióng jué xī shǐ rèn cuī ,shì zhòng miè xī míng yǐ tuí 。

 

老母已死,虽欲报恩将安归? 

 lǎo mǔ yǐ sǐ ,suī yù bào ēn jiāng ān guī ?

 

아, 돌아보니 만리 길,  사막을 건넜구나.

큰 칼 차고, 흉노를 쫓아온 이 길

갈수록 흉한데 활은 떨어지고,

죽어 이름도 못남긴 병사들이여.

고향 늙은 어미마저 그대들 곁으로,

아 어디로 가야 은혜를 갚을까?

 

 

이국만리 타향 전쟁터에서 받아든 어머니의 사망 소식, 어찌 이런 비통함이 있으랴. 바로 한나라 장수 이릉(李陵 BC134 ~ BC74)이 남긴 시 별가(别歌)다.

이릉은 한 무제의 명을 받고 흉노 토벌에 나섰다가 적의 작전에 휘말려 악전고투 끝에 포로가 되고 만다. 아쉽게도 이 패배가 이릉에게는 진정한 불행의 시작이었다. 누군가 한 무제에게 이릉이 변절해 흉노군을 훈련시키고 있다고 모함을 해 분노한 한 무제가 이릉의 가족 모두를 몰살시켰다.

이 때 이릉은 한나라에 대한 충성을 굽히지 않고 흉노의 포로로 하루하루 노비처럼 살고 있을 때였다. 고향 가족의 몰살 소식을 들은 이릉은 결국 사막에 눈물을 뿌리며 운다. 그리고 남긴 시가 바로 별가다.

구절구절 평생을 명예를 위해 산 장수의 비애가 그대로 드러난다. 자신을 믿고 따르던 병사들도 모두 죽고, 심지어 고향의 모든 가족이 자기 때문에 죽었다. 그래도 나라에 충성하고 부모에게 효도를 다하고자 지금까지 살아왔는데, 도대체 장수는 어디로 가야 할 것인가?

 

"老母已死,虽欲报恩将安归"

성조도 잘 꾸몄다. 모두 3성으로 돼 자연스럽게 한글자 한글자씩 읽게 된다. SUI는 1성으로 길게 빼고, 다시 4성 2개가 스타카토 같은 발음이 나오도록 했다.  다시 연이어 1성이 나오면서 자연스럽게 고성으로 이어지는 긴 한숨 소리를 낸다. '아~' 저절로 나온 탄성이다. 어머니, 어머니. 어디 가서 뵐까요? 전 어디로 돌아가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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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프 수교 60주년 기념 전시회 6월 30일까지 개최, 자금성과 베르사유궁전의 특별한 인연
청나라 강희제는 청나라 발전의 기초를 다진 황제다. 루이 14는 프랑스에서 '태양 왕'이라는 별칭을 들을 정도로 유명한 지도자였다. 그런 두 사람이 그 옛날 이미 서로의 존재를 알고 편지를 나눴다면? 실제 루이 14세는 강희제에게 "학식을 사랑해 서양 학문에 능통한 이들을 곁에 두고 싶어 하신다는 걸 들었다"며 "그래서 6명의 학자를 파견한다"고 편지를 보냈다. '자금성과 베르사유 궁전: 17세기와 18세기 중국-프랑스 교류(紫禁城与凡尔赛宫: 17, 18世纪的中法交往)' 전시회가 6월 30일까지 중국 베이징 고궁박물원(자금성)에서 개최된다. 이번 전시회는 중국과 프랑스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마련됐다. 베르사유궁전과 고궁박물원에서 엄선한 200여 점의 도자기, 그림, 서적, 기타 문화유물을 통해 관객은 중국과 프랑스 궁정이 긴밀한 교류를 하던 17, 18세기로 시공간을 거슬러 올라간다. 이번 전시의 중국 큐레이터이자 고궁박물원 고궁역사부 연구원인 궈푸샹(郭福祥)은 "수천 마일 떨어져 있는, 완전히 다른 두 문명인 중국 황제와 프랑스 왕이 시대를 공유하며 교류했다는 것은 경이로운 실제 역사"라고 밝혔다. 루이 14세 집권기 프랑스 궁정은 중국 문화에 깊은 관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