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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찬선의 시와 경제 10 - 이의위리(以義爲利)의 정치경제학

그칠 때 그쳐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게 최고의 승리


 

공자는 돈을 싫어했을까.

덕(德)과 의(義), 그리고 안빈낙도(安貧樂道)를 강조한 것으로만 알고 있는 공자가, 돈을 좋아했을까라고 질문하는 것 자체가 불경스러운 일일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가 아는 상식과 달리 공자는 돈을 싫어하지 않았다. 돈을 벌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을 꺼리고 경계했을 뿐, 정당한 방법으로 돈 버는 것은 큰일을 하는 것이라며 적극적으로 평가했다.

주역 건괘(乾卦, ䷀) <문언>에 나오는 말이 대표적이다. 공자는 “이로움이란 올바름의 조화로움(利者義之和)”이라며 “물건을 이롭게 함이 의리의 화합에 족하다”(利物足以和義)“라고 밝혔다. 또 ”건에서 비롯하는 것이 능히 아름다운 이로움으로 천하를 이롭게 하므로(乾始能以美利利天下) 리는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不言所利大矣哉)“라고 설명했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이익의 핵심을 찌른 인식이라고 할 수 있다. 『논어』에서도 떳떳한 방법으로 얻는 부에 대한 긍정적 언급이 자주 나온다.

 

 

이의위리(以義爲利)/ 如心 홍찬선

 

돈은 새침데기 애인,

쫓아가면 멀리 도망가고

모른 체 하면 안달하며 다가온다

 

이익은 휘돌아 가는 곡선,

직선으로 추구하면 멀어지고

의로움을 중매쟁이 삼아

에둘러 가야 줄줄이 따라온다

 

눈앞의 이익만을 보면

하고자 하는 일을 이룰 수 없으니

코앞에 이익이 아른 거리면

올바름을 새김질 하라

 

믿음이 있어야 마음을 얻고

마음을 가져야 사람이 모이고

사람이 모여야 큰 이익을 누린다

 

 

윤석열 후보가 아슬아슬하게 이긴 제20대 대선에서 숨은 승자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라고 할 수 있다. 안 대표는 사전투표가 시작되기 하루 전날, 대선 후보를 사퇴하고 윤석열 후보를 지지하는 단일화의 결단을 내렸다. 정권교체라는 명분에 따라 ‘또 철수한다’는 비판을 무릅쓰고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를 선택했다.

측근들의 반대가 있었지만 절묘한 타이밍에서 내린 결단은 대선 승리를 가져왔고, 그가 더 큰 정치인이 되기 위해 부족함을 느꼈던 행정경험이란 실리를 챙길 수 있게 됐다. 그야말로 의로움으로 이익을 얻은 이의위리(以義爲利)의 전형을 보여줬다.

 

그침의 미학/ 如心 홍찬선

 

그쳐야 할 때 그칠 줄 알고

나아가야 할 때 나아가는 것이

생생한 앎이고 참다운 용기,

 

그쳐야 할 때

나아가는 것은 만용이고

나아가야 할 때

머뭇거리는 것은 비겁,

 

생생한 앎과 참다운 용기는

싸우지 않고도 승리를 가져오고

만용과 비겁은

때를 알지 못하는 철부지가 되어

일도 그르치고 자신도 파멸한다

 

싸우지 않고 얻는 승리와

일을 그르치는 파멸은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닌

바로 나의 탓!

 

안 대표가 보여준 것은 바로 ‘그침의 미학’이었다. 끝까지 완주한다는 소의(小義)를 버리고, 정권교체라는 대의(大義)를 위해, 그쳐야 할 바로 그때 사퇴를 결단했다. 경쟁자로부터 ‘원칙 없는 야합’이라는 비판을 받았으나, 안 될 줄 알면서도 체면을 위해 끝까지 밀어붙이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다. 하지만 그쳐야 할 때 그치지 못해 일을 그르친 사례는, 역사에서 수없이 되풀이 되고 있다. 주식투자에서 성공하려면 ‘지름신’을 억제하고, ‘물타기’를 자제하는 멈춤의 미학을 실천해야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쳐야 할 때 그칠 줄 아는 것은 양보가 진정으로 이기는 길이라는 것을 아는 것이다. 양보는 통 큰 사람만이 할 수 있는 통합의 지도력이다.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좀생이들은 절대로 양보할 줄 모른다. 그쳐야 할 때 그치고, 행동해야 할 때 행동하는 것을 모르기 때문에 양보할 줄 모르고, 양보할 줄 모르기 때문에 외골수로 직진만 외치다가 파멸의 구렁텅이에 빠지고 만다.

48.56% 대 47.83%, 0.73%포인트(24만7077표) 차로 승부가 갈린 20대 대선은, 국민들이 양보의 정치로 국민통합을 이뤄야 한다는 것을 명령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국정농단 탄핵을 가져온 촛불혁명으로 잡은 정권을 5년 만에 내놓아야 한 것은 바로 양보정치를 망각하고 그침의 미학을 실천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윤석열 당선인이 성공한 대통령이 되느냐 실패한 대통령이 되느냐는 바로 영보의 정치로 그침의 미학을 실천하느냐의 여부에 달려 있다. 양보의 정치와 그침의 미학으로 윤 당선인이 성공해야 국민들도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 그러하지 못하면 민심은 더 성난 물결이 되어 배를 뒤집어엎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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