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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도 '노쇼'로 몸살

 

저장성 항저우 영은사 비래봉 경관구의 무료입장·온라인 예약제는 ‘혜민’ 정책의 전형으로 소개됐다.

그러나 시행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누적 38만 명이 예약을 지키지 않는 ‘노쇼’가 발생했다.

하루 최대 노쇼가 허용 입장 인원의 3분의 1을 넘는 날도 있었다. 결국 경관구는 ‘온라인 대기 예약’ 기능 도입, 첫 노쇼 30일 예약 제한 및 반복 시 정지 기간 누적 연장 등 제재를 내놨다.

 

펑파이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중국에서도 '노쇼'가 온라인에서 논란의 화두가 되고 있다.

사건의 핵심은 단순한 ‘예약 시스템 문제’가 아니다. 디지털 사회에서 약속의 비용이 0에 가까워졌을 때, 사람들은 약속을 소비재처럼 취급하기 시작한다. 클릭 한 번으로 ‘자리를 잡아두고’ 필요하면 버린다. 피해는 개별 기관이 아니라 공공서비스 전체가 떠안는다. 예약은 한 자리의 배분이지만, 더 크게는 사회가 서로를 믿고 협력하는 ‘신뢰 자본’의 거래다.

 

서방 도시정책 연구에서 예약 노쇼는 ‘공짜의 비극’으로 자주 해석된다. 가격이 0이면 수요는 과잉이 되고, 배분은 왜곡된다. 하지만 단순한 유료화가 답이 되기도 어렵다. 공공자원을 무료로 개방하는 이유는 접근성 확대와 형평성이다. 따라서 해법은 ‘가격’이 아니라 ‘책임’의 설계로 이동한다. 제재를 통한 신용 비용 부과, 대기자 풀 운영, 이용 이력에 따른 우선권 차등 같은 방식이다.

 

다만 제재 강화는 또 다른 비용을 낳는다. 인증이 복잡해지고 규정이 촘촘해질수록 선의의 이용자도 불편을 겪는다. 영은사의 ‘기술+신용’ 조합은 현실적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시민 규범의 학습이 동반돼야 한다. 예약을 ‘편리한 기능’이 아니라 ‘타인의 기회와 연결된 약속’으로 인식하는 문화가 자리 잡지 않으면 시스템은 계속 더 경직될 수밖에 없다.

 

영은사의 대응은 디지털 공공서비스 운영자들에게도 숙제를 던진다. 무료 개방을 선언할 때는 노쇼를 줄일 설계(대기자 자동승계, 단계적 확인 알림, 최소한의 신원 검증, 신용 회복 경로 등)를 세트로 준비해야 한다. “무료이지만 책임은 면제되지 않는다”는 메시지는 강경한 규칙이 아니라 공공서비스를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최소 조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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