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타이완에 무기 수출을 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 1월 출범한 이래 첫번째 수출이다.

중국 억제 정책을 강하게 펴는 미국의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타이완의 요새화'라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 국무부은 당일 타이완에 7억5천만 달러(8천580억 원)로 예상되는 무기 판매를 승인했음을 의회에 통보했다.

수출되는 무기는 미군의 주력 자주포인 M109A6 팔라딘 40문, M992A2 야전포병 탄약 보급차 20대, 야전포병전술데이터시스템(AFATDS), 발사된 포탄을 목표 지점으로 정밀 유도하는 GPS 키트 1천700개 등이다.

수출 무기 항목에서도 보듯 미국의 의도는 분명하다. 낙후된 타이완의 포병 능력을 현대화하는 게 초점이다.

타이완은 중국에 가장 가까운 섬이다. 이 곳에 포격을 하면 당장 중국 내륙이 영향을 받는다.

타이완 중앙통신사 등도 이번 미국으로부터의 무기 수입이 타이완 포병 현대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현재 타이완 포병의 주력 무기는 M109 자주포의 초기 모델인 M109A2, M109A5였다. 가장 최신이라는 자주포인 M109A5도 과거 21년전에 미국에서 도입한 것이다.

타이완 현지 매체들은 "새로 40문의 팔라딘 자주포를 획득하게 되면 유사시 해안에 상륙하려는 중국군에 강한 타격을 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타이완 무기수출은 계약서 서명 전에 의회의 검토 절차, 타이완과 글로벌 방산업체인 BAE시스템스 간 협상을 거쳐야 하지만 이변이 없는 한 수출은 예정대로 진행될 전망이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도 지난해 최신형 F16 블록(block) 70기종 전투기 66대와 24억 달러로 예상되는 보잉사의 하푼 대함미사일을 비롯한 각종 무기 판매를 승인했다.

미국의 이번 무기 수출은 지난달 25∼26일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차관의 톈진(天津) 방문을 통해 미중 양국 외교 고위급 회동이 열린 직후 이뤄져 주목된다.

당시 중국은 왕이(王毅)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까지 나서 "타이완 문제 등 자국의 핵심이익을 건드리면 안된다"는 강경 입장을 전했다.

당시 중국은 셔먼 차관을 의도적으로 홀대했다는 평까지 받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아랑곳하지 않고 타이완에 대한 무기 수출을 강행한 것이다. 행동의 중국의 위협적인 언사를 무시한 셈이다.

중국 외교부는 5일 오후 인터넷 홈페이지에 "미국의 대만 무기 판매는 '대만 독립' 분열 세력에 잘못된 신호를 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중미 관계와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에 심각한 손상을 끼치는 행위"라며 "중국은 이미 미국에 엄정한 교섭(강력 항의)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이어 "즉각 관련 무기 판매 계획을 취소하기를 촉구한다"며 "정당하고 필요한 반격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타이완 외교부도 5일 성명을 내고 "바이든 행정부가 1월 출범 이후 처음으로 대만 무기 판매를 선포함으로써 미국 정부가 일관되게 대만의 방위 능력 제고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음을 충분히 보여줬다"고 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