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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명상 - 품(品), 최소한 세 명의 인증

  

 

“무엇이 좋은가?” 참 묘한 질문이다.

단순한 질문인데, 대부분 즉답(卽答)없이 머뭇거린다.

묘한 질문이 또 있다.

“내게 어울려?” 자신이 입을 옷인데 친구에게, 가족에게 묻는다.

가장 가까운 이에게 묻는다.

 

“‘품위’(品位) 있다.”

흔히 성품(性品)이 고아(古雅)한 사람을 이른다.

한 사람만 “그렇다”하면

동의하는 사람이 적을 수도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이 “그렇다”하면

동의하는 사람이 는다.

세 사람이 “그렇다”하면

대부분이 동의를 한다.

 

거짓말도 마찬가지다.

삼인성호(三人成虎)의 고사가 있다.

한 명이 “호랑이가 나타났다”하면

믿는 이가 적지만

두 명이 “호랑이가 나타났다”하면

믿는 이가 늘고

세 명이 “호랑이가 나타났다”하면

대부분이 믿는다는 말이다.

한비자와 전국책에 나온다.

 

증삼살인(曾參殺人)의 고사도 있다.

공자의 제자 증삼은 인품이 고결(高潔)하기로 유명했다.

모두가 “품위 있다”고 인정을 했다.

그의 모친은 그런 아들을 믿고 자랑스러워했다.

그런데 어느 날

한 사람 와 “증삼이 살인을 했다”고 했다.

모친은 코웃음도 치지 않고

무시한 채 베틀을 짰다.

또 한 사람이 와 “증삼이 사람을 죽였다”고 했다.

모친은 애써 무시를 하고

베틀에서 눈을 돌리지 않았다.

하지만 세 번째 사람이 와

“증삼이 살인을 했다”고 하자,

모친은 놀라 일어나 증삼을 찾았다.

전국책에 전하는 고사다.

 

품은 세 사람의 입이다.

세 사람이 공증한 평가다. 마케팅에서 말하는 ‘입소문’이다.

사실여부를 떠나

사람들의 마음 속 진실이 된다.

 

 

사람들이 모여 사는

속세에 너무 중요한 개념이다.

그래서

일찌감치 갑골문자부터 등장을 한다.

 

세상은 관계망이다.

하늘은 별과별의 관계망이고, 속세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망이다.

가치는 그 관계망 속에서 결정이 된다.

 

진실도 마찬가지다.

사실과 진실이 일치되는 것은 별의 관계망에서 뿐이다.

속세의 관계망에서

사실은 진실의 부분집합일 뿐이다.

 

사실이 그렇다고 진실이 꼭 그렇지는 않다.

 

속세에서는

모두가 진실이라 믿는 게 진실이 된다.

 

그래서

우린 옆 사람에게 “사실이냐?”고 묻고,

옆 사람에게 “어울리느냐?”고 묻는다.

우리가 속세에 사는 탓이다.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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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프 수교 60주년 기념 전시회 6월 30일까지 개최, 자금성과 베르사유궁전의 특별한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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