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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오바디스, 중국? … 시진핑 사상이란 무엇인가?

"중국 공산당 제19차 당대회가 끝났다. 시진핑 주도를 더욱 강화한 7인 지도부를 탄생시켰다. 과연 중국은 무엇을 향하고 있고, 어디로 가는가? 쿠오바디스, 중국? 당 대회를 통해 나온 용어를 통해 살펴봤다.

 

 

지난 26일 신화통신은 "'4개의 경(更)'의 발전 방향으로 전진하자"는 논평을 냈다. 이번 19차 당 대회를 끝내고 중국에서 새롭게 부각되는 용어가 바로 '3개의 신(新)'과 '4개의 경'이다. 전략적인 이야기다. 구체적 전술은 당대회 보고서에서 나온 14개 조항이다.
중국이 한다고 다 되는 건 아니지만, 최소한 하고 싶은 게 뭔지는 알 필요가 있다.

 



강군(强军)만 해도 그렇다. 어떤 전쟁이 목표냐에 따라 그 군의 양성 법이 달라진다. 미군은 과거 냉전시대, 소련 중심의 공산 진영에 맞서 민주 진영 전체의 이익을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했다. 소련의 붕괴로 자연스럽게 세계 최강의 '국제경찰'이 됐다. 
지금 어떤 나라도 미군 같은 군을 양성하지도, 할 수도, 할 필요도 없다. 중국도 잘 안다. 그럼 중국이 지향하는 강군은 무엇일까? 이런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해 중국의 국가 전략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바로 3신과 4경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3신은 시 주석이 지난 25일 기자회견 발언에 나온다. 시 주석은 "중국 특생 사회주의는 이제 '새로운 시대'에 진입했다.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기상'이 필요하고, 더욱 필요한 것이 '새로운 방식'으로 일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4개의 경, '더~' 역시 시 주석의 발언이다. 시 주석은 새로운 시대의 목표를 '더욱 높은 질량', '더 좋은 효율', '더욱 공평'한 사회, '더욱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화통신 26일 자 논평은 이를 다시 정리해 보여준다. 
가장 모호한 게 새로운 시대라는 개념이다. 이제 시진핑 시대라는 건데, 그렇게 단순해서는 중국 다른 이들을 납득시킬 수 없다. 먼저 '포스트 덩샤오핑 시대' 개념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 결국 덩샤오핑 시대를 이야기해야 하고 덩샤오핑의 그것을 알려면 마오쩌둥 사상가지 알아야 한다. 
중국 공산당 당장에 등장하는 지도 사상은 마오쩌둥 사상, 덩샤오핑 이론, 삼 개 대표 이론, 과학 발전관이다. 마오쩌둥은 공산 혁명의 주체에 농민을 집어넣었다. 본래 마르크스에게 혁명은 산업시대 노동자의 것이지, 농부의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마오는 중국 상황에 맞춰 소작 농민도 착취 지주에 맞서 혁명을 할 수 있다한 것이다.
이는 당시 공산 혁명의 세계적인 확산, 특히 아시아 지역 공산화에 대한 패러다임의 변화였다. 
이 같은 상황은 덩샤오핑의 시대에 달라진다. 공산주의와 자본주의 진영의 대립이 모호해졌다. 결국 변하지 못한 공산주의는 망했고, 자본주의는 끝없이 수정, 발전했다. 중국 사회도 마찬가지였다. 마오식 공산주의는 망했다.
덩샤오핑의 중국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산주의를 쪼개 새롭게 조립했다. 사회주의 가치관을 유지하며 자본주의 발전관을 집어넣었다. 소위 검든 하얗든 고양이는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흑묘백묘론'이 나온다. 여기서 고양이는 발전을 추구하는 공산당이며, 쥐는 사회주의 가치관이다. 


바로 덩샤오핑 이론이다. 공산 혁명도 중국식으로 했고, 발전도 중국식으로 하겠다는 것이다. 이 점에서 서구 사회가 잘 이해하지 못하는 면이 나온다. 과연 중국식의 의미가 무엇이냐 하는 점이다. 서구는 처한 환경을 중국 편하게 해석하는 것이라고 보지만 중국은 서구의 무지에서 온 오해라고 주장한다.
중국 주장도 일리가 있다. 덩샤오핑부터 분명히 동양 전통적 통치에 대한 사고가 나오기 때문이다.  
덩샤오핑 이론의 근본에는 중국 전통, 동양적 흔적이 있다. 개인적으로 찾은 것이 청나라까지 명맥이 이어졌던 '심학', 양명학이다. 왕양명이 기존 성리학을 부정하며 세운 학문이다. 먼저 실천할 수 있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한 게 양명학이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실천하지 못할 것은 좋은 게 아니라는 주장이다. 이는 목적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서구적 실용주의와 분명히 차이가 있다.
덩샤오핑은 역시 동양적 역사관에 근거해 두 개의 100년 목표를 세운다. '성군은 500년에 한번 나온다'라는 유가적 관점에서 나온 이 역사관은 단순히 말하면, 사회 패러다임은 500년마다 한 번씩 바뀌고, 한 패러다임은 초기 100년의 발전으로 나머지 400년의 체제의 틀을 유지한다는 개념이다. 덩샤오핑은 공산 중국 초기 발전기를 2개로 만들어 두 개의 엔진으로 국가를 향후 400년이 아니라 1000년이 유지되는 안정적 궤도에 올려놓고자 했다.
참 대단한 구상이다. 그런데 문제는 당장 눈앞의 중국이었다. 70년대 후반 중국은 가난해도 너무 가난했다. 13억 인구 대부분이 제대로 먹지도 못했다. 이 시대를 배경으로 한 사실주의 소설 '평범한 세계'에는 밀빵 하나로 하루를 버티며 노동을 하는 농민 가정과 산속에서 소금을 구하기 위해 화장실 똥통에 끼는 염분을 채취했다고 묘사하고 있다.
덩샤오핑은 해결책으로 '선부론'을 내놓는다. "우리는 저 강 건너 발전을 본다. 그쪽으로 가려면 이 강을 건너야 한다. 강이 얼마나 깊은 줄은 알 수 없다. 우리에게는 밧줄도 없고, 다리를 놓을 능력도 없다. 먼저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 나서라. 강바닥의 돌을 찾아 하나씩 밟으면서 강을 건너라. 살아만 가라. 그래서 먼저 부자가 되라" 
이와 함께 덩샤오핑은 가능한 강폭이 좁은 곳에 찾아 발전으로 도강을 위한 전략 기지도 마련했다. 광저우, 선전, 상하이 등이 그곳이다. 이런 계획은 당시 서구에겐 너무 황당한 계획이었다. '청사진도 없는 발전 계획'이라는 혹평도 나왔다. 실제 수많은 이들이 강을 건너다 위험에 빠지기도 했다. 그런데 정말 하나둘씩 부자가 생겼고, 이제 무리를 지어 강을 건너는 현상도 나왔다.
장쩌민의 삼 개 대표론은 이렇게 위험한 강을 건넌 이들에 대한 훈장이다. "중국 공산당은 자본가도 대표한다"라는 삼 개 대표론은 어찌 보면 덩샤오핑식 발전의 필연적 산물이다. 중국 인민에 농민, 노동자, 자본가가 다 들어간 것이다. 이어진 후진타오의 과학 발전관 역시 마찬가지다. 빈부격차에 대한 우려, 지역 발전 격차에 대한 해소 방안을 고민한 게 과학 발전관이다. 역시 덩샤오핑식 발전의 또 다른 필연적 산물이다.
국제 금융위기가 발발하기도 했지만, 국제사회는 덩샤오핑이 중국 국가 발전의 최적기라 판단했던 조건들에 여전히 부합했다. 당시 
중국의 경제력이 커지면서 국제사회에서 중국이 좀 더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중국은 이런 지적을 애써 '겸손'을 가장해 회피했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빈민이 있는 나라다. 개발도상국이다" 중국 지도부의 반응이었다. 
인권 문제 등 중국 내부 문제에 대한 국제적 관심에 대해서도 같은 태도였다. 선거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서구 언론에 "시골 교통이 어려워 선거를 못할 정도"라는 답이 나오기도 했다.
미국과 수교 직후 미국이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못하다"는 문제를 제기하자, 중국이 "미국 비자를 더 자유롭게 줘봐라. 한 4억 중국인들이 무슨 수를 쓰던지 미국에 몰려갈 거다. 그 수에 적지 않은 이들이 불법체류를 할 거다. 미국이 감당할 수 있냐"고 답했다는 일화가 남아 있다.
후진타오 시대 후반기에 갈수록 중국 안팎에서 새로운 변화가 생긴다. "이제 중국은 이전 보다 깊은 강물 속에 들어와 있다"라는 소리가 나오기 시작한다. 바로 그 변화를 이어 받은 게 시진핑 집권 1 기다.
시진핑 집권 1기 경제 분야는 완전히 새로운 변화를 인정했다. 소위 '신창 타이'라는 말이 핵심어로 등장했다. 국제사회의 경제 불황이 지속되면서 저성장 그늘이 이어졌고 중국의 경제 경착륙 우려가 나왔지만 시진핑 집권 1기, 연평균 6.5%라는 덩샤오핑 발전기 수립한 성장 목표 달성을 이루면서 연착륙에 성공한다.


그리고 집권 2기 나온 것이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사회주의 사상'의 등장이다. 시진핑은 이제 덩샤오핑식 발전관을 벗어나 새로운 시대, 새로운 각오로 새로운 방법의 발전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새로운 발전의 동력으로 찾아낸 것이 '일대일로'다. 이것은 새로운 소비 사회로 등장한 중국과 기존 가장 전통적인 소비사회인 유럽과 육로와 해로로 연결하는 프로젝트다. 
마침 육로로 개발될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경제적으로 낙후된 곳들이어서 개발 효과도 엄청나다. 
문제는 이 일 대 일로 가 중국 혼자서만 잘한다고 성공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여기서 나온 생각이 국제사회 중국의 역량 변화다.
3개의 신은 이런 상황에 대한 중국의 자신감에서 나왔다. 4개의 경은 그동안 덩샤오핑이 세운 두 개의 백 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이다. 그것은 덩샤오핑이 있어 가능했지만, 기존의 덩샤오핑의 틀을 벗어나는 것이다. 그래서 포스트 덩샤오핑이다.
덩샤오핑 발전에서 크게 달라진 것이 중국, 동양의 전통적 가치 중시다. 지금까지 필요에 의해서 서구식으로 발전했지만, 인민에게 보다 큰 행복을 주기 위해 동양적 가치관이 담긴 발전을 하겠다는 것이다. 덩샤오핑이 서구식 발전에서 중국 발전 초기의 답을 찾았다면, 이제 중국은 중국 스스로의 전통에서 새로운 발전 방향을 찾겠다는 것이다.
시 주석은 아예 "이제 서구에서 더 배울 것이 없다"라는 말까지 한다. 중국은 더욱 중국 전통적 가치를 중시할 것이다. 유교적 가치가 새롭게 부각될 것이다. 중국 고전이 보여주듯 중국의 인문학은 발전에 메마른 세계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중궈신원왕이 최근 기사에서 "과거 4대 발명이 세계 발전에 기여했듯 중국의 신 4대 발명이 세계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새로운 4대 발명은 온라인 거래 시스템인 '즈푸바오', '타오바오 등 인터넷 판매 시스템', 공유 자전거 등 '공유경제 시스템', 중국의 고속철 등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문제는 많다. 과거 중국은 황제의 국가였고, 황제는 오류가 없는 반인반신의 존재였다. 중국은 새로운 시대를 천명하고 과거 전통을 새롭게 하는 것을 답으로 내놨지만, 과연 이런 단점은 어떻게 극복할지 이야기하지 않고 있다. 
지난 25일 기자회견장에서 시 주석은 국제 소비자들을 상대로 신제품을 발표하는 애플의 최고 경영자 같았다. 누구나 자기 상품이 좋다고 하지 단점을 이야기하지 않다. 
그러나 결과는 냉혹하다. 최근 애플도 출시한 상품에 하자가 있어 주가 폭락을 경험해야 했다. 과연 중국은 과거 잘못을 답습할 것인가? 당장 새로운 마오의 출현이 걱정되기도 한다. 중국을 지켜보는 많은 이들이 불안해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글=清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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