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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찬선의 시와 경제 2 - 기회비용

한겨울 밤의 꿈에서 경제를 배우다


 

 

43541122/ 如心 홍찬선

 

막걸리가 시간을 마셨다

소주는 사람을 집어 삼켰고

소폭이 대뇌를 찢어놓았다

 

알코올에 젖은 이성은

브레이크가 풀리고

욕망의 노예가 되어

이브의 타락으로 달려가려고 한 순간

 

벼랑에서 떨어지기 직전에 건져 올린

최후의 보루는

습관의 근력과 그분의 채찍이었다

 

서울특별詩를 줍던 발이

폭파당한 머리를 안전지대로 옮겼고

소리 없이 스며든 어둠이

부끄러움을 푸근히 감쌌다

 

저녁 5시부터 자정까지

흐드러진 술판은 배움터가 되었고

깨어진 머리는 스승이 되었다

 

욕심은 찝찝한 뒤끝을 남긴다고

잃은 것은 돈과 시간만이 아니라고

태양 아래 공짜는 없으며

선택은 스스로 대가를 치러야 함을 알려주었다

 

 

* 기회비용 ; 살면서 떼려야 뗄 수 없는 게 기회비용이라는 괴물이다. 많은 사람들이 의식하지 않은 채 살아가지만, 기회비용이란 괴물은 삶의 구석구석에 웅크리고 있다가 우리들의 뒤통수를 세게 친다. 대부분은 맞은 줄도 모를 정도로 약하지만, 가끔은 인생을 바꿔놓을 정도로 강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삶과 죽음을 갈라놓기도 한다.

기회비용이란 여러 가지 선택 대안이 있을 때, 시간과 능력의 제한 때문에 어느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어 발생한다. 하루는 24시간이고, 내가 갖고 있는 돈(또는 앞으로 벌 것으로 예상되는 돈) 범위 안에서만 지출할 수 있다. ‘할 것은 많고 시간과 돈이 문제’인 상황에서 어떤 하나를 선택한 뒤에 선택하지 못해 버려야 하는 다른 선택 대안이 바로 기회비용이다. 사람은 그 어느 누구도 이 기회비용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삶을 성공적으로 산다는 것은 모든 선택의 순간에 기회비용을 가장 적게(기회비용을 제로로 만들 수는 없다) 하면서 사는 것이다. 기회비용을 가급적 적게 하면 그만큼 후회할 일도 적어지고, 하루하루의 올바른 선택이 쌓여 행복한 삶과 불만족 투성이 삶으로 갈라진다.

그래서 실존주의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는 “인생은 B와 D 사이의 C”라는 명언을 남겼다. 태어나는 B(Birth)에서 죽는 D(Death)까지 끊임없는 선택(Choice)을 하는 게 삶이라는 뜻이다. 1980년대에 유행했던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한다”는 가전제품 광고와 그 카피를 패러디한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결정한다”는 결혼상담소 광고도 마찬가지다.

위의 시 <43541122>는 필자가 신축년(辛丑年) 11월22일에 겪은 일을 쓴 것이다. 필자는 그날, 지인과 저녁 5시에 만나 자정까지 술을 많이 마셨다. 마지막에 어떻게 헤어졌고, 집에는 어떻게 갔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필름이 끊겼다. 그날 필자는 돈과 시간을 들여 지인과 술을 마심으로써, 그렇지 않았으면 했을 일, 책을 사서 읽는 것, 낙산(駱山)에 올라 아름다운 서울 야경을 보는 것, 가족과 함께 우아한 저녁 식사를 하는 것, 헬스클럽에 가서 뱃살을 빼는 것 등등을 할 수 없게 됐다. 이렇게 하지 못한 모든 일이 ‘기회비용’이다.

이렇게 도망가려고 해도 도망칠 수도 없고 성공적인 삶과 실패한 삶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한 기회비용이 괴물처럼 어려운 것은 말이 어렵기 때문이다. 기회비용은 일본에서 'Opportunity Cost'를 '機會費用(기까이히요우)'로 번역한 것을, 한국에서 한글표기로 쓰고 있다.

그런데 우리말 개념으로는 기회비용이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비용이라 하면 내 주머니에서 돈이 실제로 나간다는 느낌이 강한 데 기회는 지출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기회비용은 ‘기회상실’로 하는 게 훨씬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상실이라고 하면 돈의 지출은 없지만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다는 뜻을 잘 나타내기 때문이다.

칡범 해, 임인년(壬寅年)은 기회상실을 줄이는 선택으로 즐겁고 건강하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보자. 아는 게 힘이고, 실천은 인생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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