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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찬선의 시와 경제 6 - 스스로 지키지 못하면 약탈당한다

김민석처럼 베이징동계올림픽 편파판정을 이겨라

경제는 관계다. 생산자와 소비자, 개인과 기업과 정부, 국가와 국가 등 여러 주체가 여러 관계를 맺는 활동을 중심으로 경제가 벌어진다. 국가와 국제단체는 경제주체가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규칙을 만들고 자유로운 시장 질서를 해치는 주체를 제재한다.

각 주체도 공정한 시장이 만들어지도록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 각 주체는 공동체를 만드는 요소이므로, 공동체가 조화롭게 발전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요건을 갖추고, 공동체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그래야 자신의 권리를 지키고, 내 권리를 빼앗아 가려는 음모를 억제할 수 있다.

 

자위와 약탈/ 如心 홍찬선

 

법 없이도 살 사람이란

말은

법 있어야 살 수 있는 사람으로

바뀌어야 한다

나와 내 것을 스스로 지키는 것은

자위(自衛)

남과 남의 것을 부당하게 갖는 것은

약탈(掠奪)

날 때부터 평등한 인권을 가진

사람은

주인으로서 자위권을 가지며

아무런 합당한 근거 없이 남의 것

빼앗는 놈은

바람직한 인간관계와 공동체를

무너뜨리는 암 덩어리!

올바른 법으로

암 덩어리를 제거하고

선량한 사람들을

아름답게 살 수 있게 해야 한다

 

 

전 세계 스포츠인들의 축제인 올림픽도 마찬가지다. 각 국가들은 스스로의 경쟁시스템을 통해 자격을 갖춘 선수를 파견한다. 4년마다 돌아가면서 맡는 개최국은 올림픽 규격에 맞는 경기장을 만들어 선수들을 맞이한다. 모든 경기가 공정하게 치러질 수 있도록 공정한 심판진을 확보해 운용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4년 동안 피땀 흘려 준비한 전 세계 선수들이 공정한 경쟁을 통해 실력을 정당하게 평가받고, 금은동 메달을 따는 영광을 함께 누리기 위해서다.

2월 4일부터 시작된 제24회 베이징동계올림픽은 시작부터 편파판정으로 오점을 남기고 있다.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 경기에서 1위로 들어온 황대헌과 2위를 차지한 이준서는 납득할 수 없는 실격판정을 받아 결승행이 좌절됐다. 결승전에서도 1위로 들어온 헝가리 선수가 실격판정으로 2위로 들어온 중국 선수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스키 점프 남녀혼성단체전에서도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독일의 카타리나 알트하우스는 이틀 전 여자부 노멀힐에서 은메달을 땄을 때 입었던, 바로 그 복장이 규정에 어긋난다며 실격됐다. 일본의 다카나시 사라, 오스트리아의 다니엘라 스톨츠, 노르웨이의 안나 옵세스도 복장을 이유로 실격당했다.

한국 선수단은 ISU(국제빙상연맹)에 이의를 제기했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CAS(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에도 제소했지만, 받아들여질지는 불투명하다. 편파판정 피해를 받은 다른 나라 선수들도 울분을 터뜨리고 있으나, 이미 내려진 판정은 바뀌지 않았다.

 

 

김민석처럼/ 如心 홍찬선

 

4년 전에는 뜻밖에 동메달을 땄고

지금은 꼭 갖고 싶었던 메달을 품었으며

4년 뒤에는 노란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

스물셋 MZ세대 김민석은 달랐다

앞서 냅다 달아나는 나위스에 기죽지 않고

오로지 스스로의 심장과 두 다리를 믿으며

모모의 왈왈 소리를 따라가는 마음으로*

오로지 달리는 데만 뫔을 쏟았다

상대와 몸싸움할 일도

상대방 라인을 침범할 것도 없이

깨끗하게 당당하게 거침없이

태극기를 두르고 시상대에 올랐다

도쿄에서 받은

우상혁의 환한 웃음으로

베이징의 우중충함을 씻어버렸다

* 모모; 김민석 선수가 14년 동안 함께 지내다 2021년 10월 하늘나라로 간 반려견.

 

 

 

무더기 편파판정으로 시끄러울 때 김민석(23) 선수는 빙속(氷速, 스피드 스케이팅) 1500m에서 동메달을 땄다. 올림식신기록을 세운 케일드 나위스(1분43초21)와 토마스 크롬(1분43초55)에 이어 1분44초24란 좋은 기록이었다.

황대헌 선수도 편파판정 이틀 뒤 1500m에서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다른 선수와 아예 접촉하지 않는 독주(獨走) 전략으로 편파판정의 빌미를 원천봉쇄했다. 반면 1000m에서 편파판정에 힘입어 금메달을 차지했던 중국의 런쯔웨이는 준결승에서 실격됐다. 실력보다는 심판에 기댔던 횡재는 이어지지 못했다.

인애와 포용을 강조한 공자는 『논어』에서 “원한은 덕으로써가 아니라 올바른 제재로 갚아야 한다(以直報怨)”고 강조했다. “원한을 덕으로 갚으면(以德報怨) 어떠하냐?”는 질문에 대해 “원한을 덕으로 갚으면 덕은 무엇으로 갚겠느냐”고 반문하면서 내린 처방이다.

명백히 잘못했는데 응징하지 않으면 도의가 무너지고 업신여김을 당한다. 잘못한 상대방이 알아서 고치겠지 하며 미지근하게 대응하면 잘못의 정도가 점점 강해진다. 그런 뒤에 바로잡으려면 힘이 몇 갑절로 들뿐만 아니라 제대로 고쳐지지도 않는다. 바로잡을 기회를 저축하는 건 문제를 악화시킬 뿐이다. 이런 점에서 한국 대표단이 쇼트트랙의 편파판정을 ISU에 항의하고 CAS에 제소한 것은 아주 적절한 대응이었다.

오는 20일까지 열리는 베이징동계올림픽이 이제 중반으로 접어들었다. 양심을 팔아 편법판정을 한 잘못이 더 이상 나오지 않아, 정정당당히 싸워 명예롭게 이기고 지는 올림픽이 되기를 기원한다. 그래야 진 사람은 이긴 사람에게 진심을 담은 박수를 보내고, 이긴 사람은 진 사람을 따뜻한 마음으로 감싸 안을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올바른 올림픽과 조화로운 국가관계를 만들 수 있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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