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가 없으면 죽는다.
그런데 그 공기를
사람들은 소중한줄 모른다.
너무 흔한 탓이다.
흙이 없어도 사람은 죽는다.
아니 생명이 자라질 못한다.
그 한 줌 흙을
사람들은 소중한줄 모른다.
너무 흔한 탓이다.
본래 귀한 것은 드문 게 아니다.
네 주변에 있는
흔하디흔한 것이다.
너무나
귀하기에
귀해지면
너무나
많은 이들이 고통스러워하는 것이다.
사람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다.
한자 귀(貴)는
일찌감치 감치 갑골자에 등장해
귀함이 뭔지 잘 알려준다.
한 줌의 흙이다.
양 손으로 받쳐들은 흙이다.
흙은 만물의 고향이다.
흙에서 자라고
흙으로 돌아간다.
한 줌 흙에서
새싹이 피고 거대한 나무가 된다.
흙은 그 뿌리로
더욱 공고해지고 단단해진다.
잎은 땅위에 떨어져
거름이 돼 다시
싹이 되고 나무가 된다.
한 줌 흙에서
나온 싹은 열매를 맺고
사람을 살린다.
사람도 죽어
흙으로 돌아가
싹을 키운다.
바로 자연이 만든 생명의 순환이다.
한 줌 흙에서 시작하는
거대한 고리다.
장강의 남상(濫觴)처럼,
거대한 생명의
순환 고리의 첫 출발은
바로 한 줌 흙이다.
넘치도록 많아도
귀하디귀한 건, 샤넬 백도
번뜩이는 보석도
희귀한 약초도 아닌
한 줌의 흙뿐이다.
우리가 태어나고
되돌아가는 곳
바로 한 줌 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