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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는 좋으시네, 그런데 어찌 돈 내는 날만 잊을까?

옛날 중국 한 마을에 부자가 있었다. 당대에는 서당 선생을 모시면 쌀이나 먹을 것으로 수업료를 냈다.

이 마을에서는 7월 7일 칠석날에는 서당 선생을 모시고 식사를 하는 풍습이 있었다.

그런데 유독 이 마을 제일 부자는 중국 천하에 소문난 자린고비였다. 선생을 초대해 대접하는 게 싫어 칠석날이면 곡기를 끊기 시작했다.

자연히 선생을 초대할 일도 없었다. 그러자 서당 선생이 화가 났다.

‘저 놈의 부자 야박하게도 이럴 수가 있는가. 수업을 받으면 수업료를 내야지. 괘씸하구나.’

참지 못한 선생이 수업을 듣는 마을 제일 부자의 아들에게 고상하게 꾸짖었다.

“어허, 객사(서당 선생이 머무는 곳)가 처량하니, 어느새 칠석이구나!”

선생의 말을 들은 학생이 부친에게 말을 전했다. 칠석임을 알리는 서당 선생의 뜻을 부자가 모를 일이 없었다.

입가 웃음을 머금은 부자가 아들에게 말했다.

“아이고 어느새 칠석이군. 내가 선생 대접에 소홀했구나. 집안이 썰렁하니, 사람 북적이는 8월 15일 중추절에 다시 뵙자고 전해 드려라.”

결국 중추절이 됐다. 선생이 기다리고 기다렸지만 역시 자린고비 부자의 초청 소식은 없었다.

선생이 다시 부자의 아들을 불렀다. “기다린 건 아니지만 어느새 절기가 왔구나!”

아들이 이 말을 전하자 부자가 웃으며 말했다. “아이고 또 잊었구나, 다음 9월 9일 중양절에 뵙자고 전하거라.”

시간이 흘러 어느새 중양절이 됐다. 하지만 부자의 소식은 여전히 들리지 않았다.

선생이 아들을 불러 말했다. “한나라 세 영웅을 아느냐? 장량, 한신, 적인걸이다.”

아들이 이 말을 부친에게 전했다. 자린고비 부자가 크게 웃었다.

“아니 선생이 어찌 한나라 세 영웅을 잘못 아느냐? 적인걸은 당나라 사람 아니더냐?”

아들이 부친의 말을 선생에게 전했다. 선생이 반색하면 말했다.

“오 네 아버지의 기억력이 좋구나. 한나라 당나라를 명확히 아는구나.”

부친을 칭찬하자 으쓱해진 학생이 선생을 쳐다봤다. 한동안 말을 끊었던 선생이 입술을 꽉 깨물며 말했다.

“그런데 어찌 초청하는 날만 잊는다더냐?”

학생들이 박장대소했고, 학생의 얼굴이 붉어졌다.

 

 

중국의 속담은 직접 욕을 하지 않으려 하는 데 묘미가 있다. 불만이 있어도, 화가 나도 막말을 하지는 않는다.

공자의 예를 중시하는 동양에서 어찌 함부로 말을 할까?

사실 권력 때문에 생긴 현상이기도 하다.

황제에게 직언을 해 황제가 기분이라도 상하면 그야말로 경을 친다. 역사에서 잘난 척하는 몇몇이 나섰다가 자신은 물론 집안까지 몰락하는 고초를 격어야 했다.

귀족이 그러니 그 밑에 신분인 평민은 말할 것도 없다. 감히 윗 귀족에게 말을 함부로 했다가는 큰 일이 난다.

하지만 그렇다고 억울한 일을 말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중국 우화 속에는 애둘러 상대방의 허점이나 어리석음을 꾸짖는 내용이 많다.

요즘 말 많은 게 정치인들의 막말이다. 황제시대로 돌아가면 없어지려나?

청로 박도영 기자shpark@haidongzhoumo.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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