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3만 건'
2021년 중국 당국에 신고된 결혼 숫자다.
중국 공산당의 이론 서적에 따르면 가정은 사회의 세포이고, 결혼은 부부의 결합이다. 화목한 결혼과 가정 생활은 사회 안정에 달려 있다.
하지만 그 사회적 세포 숫자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마치 중장년이 되면서 근육이 빠지듯 중국 사회의 피부를 탄탄하게 해줬던 세포들이 줄어들고 있어 우려를 낳고있다.
물론 인간이 그렇듯 인간 사회 역시 노화는 필연적이다. 하지만 그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게 적지 않은 우려를 더하는 것이다.
중국 당국에 따르면 중국의 혼인 건수는 2013년 1346만 건을 정점으로 계속 감소세를 보였다. 2020년에는 813만 건으로 2013년 대비 약 40% 감소했다.
지난해는 중국이 혼인신고 집계를 시작한 1986년 이후 최저인 763만 건을 기록했다. 게다가 초혼 연령도 많이 높아졌다. 2008년 26세였던 결혼 평균 연령이 지난해 30세를 넘어 남성은 31.9세, 여성은 30.7세였다.
혼인 건수 감소는 중국의 결혼 적령 인구가 감소한 데다 젊은 층이 결혼을 기피하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더욱 문제는 이 같이 결혼 수가 줄어드는 것은 물론 결혼을 하고도 아이를 갖지 않는 경우도 늘고 있어 중국 당국의 골머리를 아프게 하고 있다.
중국의 인구는 조만간 증가의 정점을 찍고 감소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되고 있다. 무엇보다 한 아이 정책을 펼치며 사회 속에 뿌리내린 '과잉육아' 문제가 갈수록 심화한 탓이다. 과잉육아란 아이가 하나이다 보니 더 교육시키고 더 좋은 것을 먹고 입도록 해주는 것을 의미한다.
과잉육아는 사회에 육아 부담을 키웠고, 이제 아예 그 부담을 지기 싫어 아이를 낳지 않는 상태가 된것이다. 원인은 좀 차이가 있지만 한국 상황과 대단히 유사한 면이 있어 주목된다. 중국이 이 문제를 해결할 답을 찾으면 한국에서도 도용해볼만 하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결혼 절벽'은 출산율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출생 인구는 1062만명으로 전년 대비 11.5% 감소했다. 대기근 시기였던 1961년 이래 최저 수준이다.
중국 당국은 지방별로 특색에 맞게 장려정책을 펼치도록 독려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뚜렷한 개선효과는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