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안 되는 것도 되게 만드는 중국 사회의 ‘꽌시 문화’



 

1.

일반적으로 중국인은 서양인에 비해 경제적인 거래나 사회적인 교류를 성사시키기 위해 인적 네트워크, 즉 꽌시(關係, 관계)에 많이 의존한다.

꽌시 문화는 중국의 오랜 사회구조에 기인한다. 중국은 예로부터 체제를 기반으로 발전해 왔다. 지금의 신중국 또한 마찬가지다. 유일 정당 공산당부터 각 정부기관 및 사회단체. 기업체에 이르기까지 고도로 성숙된 체제를 갖추고 있다. 이로 인해 사회가 질서 있게 운영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체제가 권력을 낳고, 권력이 관계를 낳으면서 꽌시 문화가 사회 곳곳에 뿌리 깊게 퍼지게 됐다.

중국에서 꽌시는 단순히 친구나 지인간의 우호적인 관계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호혜호리를 기반으로 한 사회적인 관계를 가리킨다. 즉 이익을 취하기 위해 맺어지는 비공식적인 네트워크인데, 이는 자원의 획득을 통한 상호 책임, 지속적인 협력, 호혜를 통해 협력 파트너 관계를 유지하는 특수한 유형의 매커니즘이다. 그로 인해 꽌시는 한 사람의 능력과 지위를 나타내는 지표가 되기도 한다.

중국 최대 통신장비 제조업체 화웨이(华为)는 꽌시문화를 잘 활용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케이스로 꼽힌다.

화웨이 창립자인 런정페이(任正非)는 중국 인민해방군 통신장교 출신으로 1987년 광둥성 선전의 허름한 상가 사무실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단돈 5000달러로 창업한 런정페이는 4년 만인 1992년 종업원 250명, 매출액 1억 위안을 달성했다. 꽌시를 활용해 중국인민해방군의 네트워크 장비 공급권을 따내는 등 정부 기관의 대규모 입찰을 잇달아 수주하며 급성장했다.

현재 미국 정부가 화웨이를 인민해방군이 소유 또는 지배하고 있는 회사로 지목하며 안보상의 이유로 공급망 제한 블랙리스트에 올려놓은 배경에도 지난 30여 년간의 꽌시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2.

화웨이의 예에서 보듯이 중국에서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꽌시 만들기를 먼저 하고, 지속적으로 꽌시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말이 있다.

중국은 꽌시문화가 만연해 있는 만큼 그 기준 또한 각자 엄격하기 때문에 비즈니스를 하는 과정에서는 꽌시를 두텁게 쌓아놓는 것이 중요하다.

꽌시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장기간 교류하고 신뢰를 쌓아야 한다. 그 바탕에는 상대에게 받은 것이 있으면 반드시 갚아야 한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만약 제대로 갚지 않으면 자신은 물론 상대방의 체면에 영향을 주고 꽌시가 훼손됐다고 생각한다.

꽌시에는 일반적으로 4가지 단계가 있다. 첫 번째는 新朋友(새로운 친구)이다. 새로 알게 된 친구를 의미한다. 두 번째는 好朋友(좋은 친구)이다. 新朋友보다는 깊어진 관계를 의미한다.

세 번째는 老朋友(오래된 친구)이다. 서로 주변 사람에게 소개하고 새로운 꽌시를 형성하도록 도울 수 있는 관계이다.

네 번째는 兄弟(형제)이다. 兄弟는 가족처럼 여겨지며 두터운 신뢰가 형성된 관계이다.

참고로 대부분 같은 나이만 '친구'로 여기는 한국과 달리 중국은 나이 차이가 커도 친한 사이를 '친구(朋友)'라고 일컫는다.

 

3.

현재 중국의 꽌시 문화에 대한 평가는 부정과 긍정이 엇갈린다.

부정적인 평가는 꽌시가 각종 인허가와 금융업계, 교육계, 문화계 등 사회 각 부문에서 뇌물, 부패 등 검은 뒷거래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꽌시를 통해 공식적인 루트를 피하고 뒷문으로 지름길을 찾아 빠르게 목적을 달성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현상이 중국 사회문화의 특색으로 자리 잡았을 정도로 많은 영역에서 나타나고 있다. 물론 중국 사회의 유대감이 약화되고 직업윤리 및 각종 운영규칙이 강화되면서 꽌시를 통한 편법, 탈법은 예전만큼 범람하지는 않고 있다.

 

반면 꽌시 옹호론자들은 꽌시 문화가 배경은 없지만 재능, 기술 등이 출중한 사람, 기업에게 유용하다고 평가한다. 실제로 인맥으로 잠재적인 인재와 기업을 발굴해내 이를 통해 개인과 사회에 기여하는 경우도 많다.

물론 꽌시가 좋다고 해서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꽌시 문화는 자신의 재능, 공부, 사업 등을 스스로 발전시켰다는 가정 하에 도움을 주는 요소일 뿐, 꽌시가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는 않는다.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높여 놓아야 꽌시가 성공의 증폭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평가는 엇갈리지만 꽌시 문화는 앞으로도 상당 기간 중국 대중의 비공식적 합의 도구로 작동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도 중국인의 대다수가 사회의 불공평을 얘기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꽌시 문화가 가져다주는 편리함과 이익을 즐기며 각자 수중에 있는 꽌시를 묵묵히 유지하고 있다.

 

 




사회

더보기
중국 미디어 전문대학에서 번역, 사진 학과 폐지...AI 시대의 변화
번역, 사진 등 전공을 폐지했다. 중국 전매대학이 이 같이 밝혔다. 중국 전매대학은 미디어 전공에 특화한 대학이다. 그런 대학에서 이제 외국어 번역과 사진 전공자는 더 이상 배출하지 않겠다고 한 것이다. 바로 인공지능(AI) 탓이다. AI이 교육 현장을 빠르게 재편하고 있다. 펑파이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전국 양회 기간, 전국정협 위원이자 중국전매대학 당위원회 서기인 랴오샹중은 지난해 해당 대학이 번역, 사진 등 16개 학부 전공과 방향을 한꺼번에 폐지했다고 밝혔다. 미디어 분야에서 오랜 역사와 상징성을 지닌 전공들이 한 번에 사라졌다는 소식은 적지 않은 파장을 낳았다. 이는 단순한 학과 조정이 아니라, 고등교육이 기술 혁명 앞에서 어떤 선택을 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었다. 랴오샹중은 그 배경으로 “미래는 인간과 기계가 분업하는 시대”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강의 방식과 교육 내용, 나아가 사고방식 자체가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무엇을 핵심 지식으로 삼을 것인지, 어디가 난점이며 어떤 부분이 미래와 연결되는지를 재검토한 뒤, 반복적이고 기초적인 작업은 AI에 맡기고 학생들은 이를 활용해 학습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교육의 효

문화

더보기
중 정부 찬스로 갓성비 중국 여행 할까?...중 당국 각종 소비쿠폰 내놓으며 여행객 유혹
'중국 정부 찬스로 중국 여행하기?!' 중국이 춘제(설) 연휴 전후로 문화·관광 소비를 늘리기 위해 각지에서 소비쿠폰 발행과 관광지 입장권 할인·면제 같은 지원책을 내놓는다. 말 그대로 중국 정부 찬스로 중국을 '갓 가성비'로 여행할 기회를 열린 것이다. 최근 중국의 무비자 정책에 이어 각종 소비 지원책에 힘입어 대 중국 해외 관광객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중앙방송총국(CMG)은 최근 국무원 신문판공실 브리핑 내용을 인용해 지방정부들이 제공하는 소비 보조금이 3억6000만 위안(약 700억 원대)을 넘을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은 지난해 각종 소비 지원금 살포 정책을 펼쳐 내수 부양에 적극 나섰다. 중국 상무부는 이 정책으로 2025년 상반기까지 소비재 판매가 1조1,000억 위안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당시 보조금은 약 1억7,500만 건 이상 소비자에게 지급됐다. 올해 역시 중국 당국은 연초부터 각종 지원책을 쏟아내 고있는 것이다. CMG에 따르면 중국 문화관광부는 춘제 기간 관광지와 야간 관광·소비 구역을 중심으로 전통 장터 형태의 행사, 등불 축제, 팝업 마켓 등 각종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문화관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