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3대 부동산 개발업체로 꼽히는 비구이위안(碧桂园, Country Garden)이 실질적인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졌다.
중국 부동산 불안이 갈수록 커지는 양상이다.
중국의 부동산 개발은 개발업체, 혹은 개발을 의뢰한 땅소유자들이 전적으로 책임지는 한국과는 차이가 크다.
예컨대 아파트를 개발한다고 하면, 개발사가 땅을 사고 건설사는 건설을 한다. 건자재 공급사는 각종 건자재를 공급한다.
각자의 대금은 사업이 마무리된 상황에서 분배된다. 즉 중국에서 한 부동산 개발 회사가 망했다는 것은 개발에 연루된 다양한 사업체들이 그 부실을 그대로 떠안았다는 의미가 된다.
중국 부동산 위기를 각국 전문가들이 무겁게 보는 이유다.
25일 블룸버그통신은 신탁업체 '시티코프 인터내셔널'을 인용해 지난주 비구이위안이 역외 달러 채권에 대해 이자 지급을 유예기간 내에 하지 못한 것은 디폴트에 해당한다고 보도했다.
비구이위안은 지난 9월 17일까지 갚아야 할 2025년 만기 달러 채권에 대한 이자 1540만 달러를 지급하지 못했다. 30일 유예 기간이 만료되는 지난 18일까지도 상환에 실패하면서 디폴트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비구이위안의 2025년 만기 달러 채권은 표면이자율 6.15%로 최근 액면가 5센트 미만에 거래됐고, 회사 주가는 올해초 대비 70%가량 하락했다.
현재 비구이위안의 총 부채는 1870억 달러이며, 그 중 역외 채권은 110억 달러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채권 만기 연장 등을 통해 디폴트 위기를 넘겨왔던 비구이위안은 이달과 다음달에도 달러 채권 약 1억 달러에 대한 이자 지급 유예기간 종료를 앞두고 있다.
블룸버그는 "비구이위안이 현재 중국 곳곳에서 3000건의 부동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 향후 구조조정이 진행되면 중국 경제에 헝다그룹보다 훨씬 더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