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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조시대나 공산당시대나 중국은 왜 운하 건설에 진심일까?

 

중국이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운하 건설을 곳곳에서 추진 중이다. 지난해 총연장 1789㎞에 달하는 징항(京杭)대운하 전 구간을 복원, 개통한데 이어 중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핑루 운하(平陆运河)’, ‘저장-장시-광둥 운하(浙赣粤运河)’, ‘후난-광시 운하(湘桂运河)’의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이 3개 운하는 창장(長江)과 주장(珠江)의 주요 수계를 연결한다. 이를 통해 내륙 배후 지역과 해안 지역을 하나로 묶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새로운 육지-해상 수로가 만들어지면 수로가 지나는 지역의 경제가 재편성되는 효과가 나타난다.

이미 세계 최대 길이의 고속철도를 보유한 중국이 운하 건설에 적극적인 이유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운송료 때문이다. 운하를 이용하는 수상운송료는 철도운송비의 1/2, 도로운송비의 1/5, 항공운송비의 1/20로 추산된다. 특히 운하는 수송에 필요한 에너지 소비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 측면에서도 비교 우위를 갖는다.

 

'핑루 운하', 광시성의 경제발전 선도

 

길이 135㎞로 약 700억 위안(12조 9668억 원)이 투입되는 핑루 운하는 지난해 8월 정식 착공했다. 완전 개통 예정 시점은 2026년 말로 예상된다.

이 운하는 광시좡족자치구 내륙의 시장(西江) 지역과 베이부만(北部灣, 통킹만)을 연결한다.

시장은 광시좡족자치구와 윈난성이 맞닿은 서쪽에서 발원해 동쪽의 광둥성을 가로질러 주장 삼각주로 흘러 들어간다.

핑루 운하가 완공되면 최대 5000t 규모의 선박이 광시좡족자치구의 성도 난닝에서 시장과 주장삼각주를 통해 바다로 나갈 수 있게 된다.

중국 국무원 발표 자료에 따르면 핑루 운하의 화물 수요는 2035년 1억800만t에 이르고 석탄, 광석, 시멘트, 곡식, 건설자재와 컨테이너 등의 운반로로 활용될 전망이다.

 

'저장-장시-광둥 운하', 징항대운하의 업그레이드 버전

 

‘저장-장시-광둥 운하(浙赣粤运河)’는 이름 그대로 저장성, 장시성, 광둥성을 연결하고 ‘후난-광시 운하’는 후난성과 광시좡족자치구를 연결한다.

두 운하는 이미 2021년 중국 국무원이 발표한 '국가 종합 3차원 교통망 계획 개요'에 포함됐다.

두 운하 모두 아직 예비 연구 및 실증 검토 단계에 있지만 지방정부 차원에서는 ‘14차 5개년 계획(2021~2025)’ 중에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초 발표된 ‘장시성 종합 3차원 교통망 계획’을 살펴보면 ‘저장-장시-광둥 운하’ 건설을 가속화하고 장시성 밖 동쪽에서 남쪽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수로를 만들 것을 제안했다.

‘저장-장시-광둥 운하’는 ‘저장-장시 운하(760㎞)’와 ‘장시-광둥 운하(1228㎞)’로 구성되며, 총 건설 비용은 약 3000억 위안(55조 5720억 원)으로 규모다. 건설 비용도 크지만 전략적, 경제적 측면에서 현대 중국 운하 건설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운하가 완공되면 창장삼각주와 ‘광둥-홍콩-마카오 대만구(大灣區, Great Bay Area)’라는 두 개의 세계적 도시 집합체가 연결된다.

또한 운하 한쪽 끝에 베이징이 있고 다른 쪽 끝에 광저우가 있는 ‘베이징-광저우 운하’가 만들어지게 된다. 베이징에서 항저우까지 중국 내륙을 남북으로 관통하는 왕조시대 징항대운하의 업그레이드 버전이 탄생하는 셈이다.

‘저장-장시-광둥 운하’의 양쪽에 있는 광둥성과 저장성의 경우 운하가 개통되면 저비용 운송 채널을 확보하게 돼 경제 및 산업 배후 지역을 확장하는 데 큰 의미가 있다.

광둥성은 장시성 및 창장삼각주 지역과의 경제적 유대를 강화하는 동시에 광둥 북부 지역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창출하게 된다.

더 중요한 것은 ‘저장-장시-광둥 운하’의 개통으로 중국 중서부 지역이 창장 수계를 통해서만 바다에 접근할 수 있던 지난 수백년 간의 패턴이 깨진다는 점이다. 중서부 지역과 주장삼각주가 운하로 연결돼 바다로 나갈 수 있는 또 하나의 출구가 마련된다는 것이다.

이는 ‘저장-장시-광둥 운하’의 중간에 위치한 장시성의 경제발전 속도를 대폭 증가시킬 것으로 관측된다.

장시성은 창장삼각주, 주장삼각주, 푸젠성삼각주 사이에 끼어 있는 내륙 배후지이다.

수운이 주류였던 왕조시대에 장시성은 매우 부유했다. 하지만 철도, 해운, 항공 등 새로운 물류 교통수단이 등장하면서 장시성은 '황금 동맥'으로서의 이점을 상실했고 국가 경제 계획 전략에서도 눈에 띄지 않게 되었다. 주변 지역과의 경제적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지면서 존재감도 낮아졌다.

하지만 ‘저장-장시-광둥 운하’가 개통되면 장시성은 수운 제일 시대의 우위를 되찾고 간저우, 푸저우의 천년 수로를 재건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장시성은 광물 자원 매장량이 풍부해 중국 최대 규모의 비철금속, 희토류 기지로 꼽힌다. ‘저장-장시-광둥 운하’가 완공되면 장시성에서 생산되는 광물 자원은 철도와 고속도로를 거치지 않고 운하를 통해 상하이, 닝보, 광저우, 선전 등을 거쳐 해외로 직접 수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후난-광시 운하’, 일대일로 서부육해신통로와 연계

 

후난성과 광시좡족자치구를 연결하는 ‘후난-광시 운하(湘桂运河)’는 북쪽의 창장, 남쪽의 주장과 연결되는 후난성의 지리적 이점을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3월 베이징에서 열린 올해 양회에서 후난성 대표단은 ‘14차 5개년 계획’에 ‘한-샹-광시 운하’ 건설의 조속한 착수를 제안했다.

이 운하가 개통되면 후난성은 베이부만, 광둥성, 홍콩, 마카오 및 아세안 지역과의 물류 교류에서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는 수단을 확보하게 된다.

또한 중국 정부가 일대일로 역점 사업의 하나로 추진하는 철도-해상 복합열차인 서부육해신통로(西部陆海新通道)와 연계돼 후난성의 미래를 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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