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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전쟁] 인도의 기축통화 도전...중 전문가, "길보다 흉이 많다" 하

인도의 기축통화 구축에 대한 야심 찬 행보는 러시아와 원유거래에서도 잘 드러난다.

본래 기축통화는 3가지 기능을 충족해야 한다. 본연의 가치 불변이다. 이 본연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게 해당 화폐로만 거래되는 물건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오일이다.

중동 오일시장은 달러로만 거래되는 시장이다. 오일은 산업화 시대 가장 절실한 자원이었다. 각국이 공장을 돌리고, 그 원자재 생산을 위해서 오일이 꼭 필요했다.

그런데 그 오일을 사려면 먼저 자국의 화폐로 달러를 사야 했다.

중국 위안화의 도전도 오일 시장에서 거래되는 화폐로 인정받는 것이다. 이미 중동 주요 산유국과 위안화 거래를 약속받았다.

물론 여전히 그 거래량은 적다. 하지만 중국은 이에 자국 원유시장의 국제화는 물론, 러시아 원유 거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인도 역시 이와 같은 중국의 행보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인도와 러시아 중앙은행은 최근 몇 년간 양국 무역이 급증한 이후 결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지 통화 결제 메커니즘을 확대하기 위한 협상을 재개했다.

러시아 전문가들은 서방의 제재와 압박으로 인해 이번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할 리나 러시아 고등경제대학 부교수는 러시아와 인도 중앙은행이 합의한 기본환율은 양국이 미국 달러가 아닌 통화로 거래를 결제하는 데 도움이 되는 편리한 메커니즘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이것은 양국 간 무역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며 제재 장벽을 극복하고 미국 달러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와 인도는 그러한 거래의 결제가 미국 재무부의 통제와 감독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는 점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국제적 평가는 아직 낮다. 런민왕 중국 푸단대 남아시아연구센터 부소장은 최근 환추스바오와 인터뷰에서 “인도 화폐는 경화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경화란 국제외환시장에서 높은 신뢰를 인정받아 환율이 고정된 듯 안정된 화폐를 의미한다. 린 부소장의 지적은 인도 루피는 아직 국제외환시장의 평가 자체가 낮아 국제화 추진 여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인도는 이에 인도와의 무역흑자를 낸 일부 국가에 자국 통화로 직접 결제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인도는 일부 남아시아 국가들에 루피로 지불하도록 요구했다. 현재는 UAE와 러시아 등 대규모 무역 상대국으로 자국 통화 결제 요구를 확대하고 있다.

인도가 결제 시 현지 통화 사용을 강조하는 핵심 이유는 미국 달러에 대한 의존도와 사용을 줄이려는 것이다. 인도가 과거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던 이유 중 하나는 미국 달러 보유고 부족 탓이다.

하지만 이 같은 인도의 현지 통화 결제 요구는 새로운 실질적 문제를 낳고 있다. 미국 달러 대비 디르함 환율이 오랫동안 안정세를 유지했지만 가치는 계속 하락하고 있다. 즉 인도는 달러로 결제할 경우 볼 수 있는 많은 경제적 이익을 포기하고 있다.

이는 인도 내 대기업들이 당국의 독려에도 불구하고 현지 화폐거래를 포기하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결국 인도의 지역화폐 결제 시스템은 단기적으로는 소량의 거래량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장기간 대규모로 사용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복잡한 상황을 예측하고 대응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는 것이다. 간단히 인도의 화폐가 경화가 아닌 탓에 발생하는 리스크들이다.

당장 UAE와의 지역화폐 결제 시스템도 같은 문제가 커지는 상황이다. UAE가 여전히 무역흑자 상태에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양측이 계속해서 현지 통화 결제를 사용할 경우 UAE 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인도 루피는 증가할 것이다.

인도와 UAE 양국이 마지막으로 통화스와프 협정을 체결한 것은 2018년이었다.

스와프 금액은 약 5억 달러로 현재 양국 간 무역수지보다 훨씬 적다. 간단히 UAE의 경우 5억 달러 이상의 루피를 보유할 경우 큰 손실을 보게 된다는 의미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UAE가 인도에서 받은 루피를 지출할 만큼 수익성이 있는 투자 경로를 찾도록 도움을 받아야 한다.

같은 이유로 러시아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지난 2023년 5월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인도 고아에서 열린 SCO 외무장관 회의에서 러시아가 인도 은행에 수십억 루피를 축적했지만 돈을 다른 통화로 전환할 수도 없고 효과적으로 상품을 구매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인도 현지에 투자하는 것으로 달러화 전환의 수요를 대체하고 있다. 인도 현지에 투자해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하지만 화폐의 교환가치가 떨어지면 그 자체로 화폐의 존재 의미가 사라지는 것이다.

린 부소장은 이에 “인도가 루피의 국제화를 촉진하는 데 큰 어려움과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단언했다.

린 부소장은 인도가 그럼 화폐 대신 지불할 공산품을 만드는 국가가 아니라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결국 많은 양의 루피를 보유하고 있는 국가는 인도에서 상품을 구매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를 사용할 수 없다.

특히 루피 환율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한 국가가 많은 양의 루피를 보유하게 되면 국제 외환시장의 영향을 받기 쉽다. 린 부소장은 “지난 몇 년간 루피화의 데이터 변동을 보면 미국 달러화의 영향을 크게 받고 위안화, 유로화 등의 통화와 비교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도의 야심 찬 도전이지만, 길보다 흉이 크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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