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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44년만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실험...글로벌 핵역량 강화 촉발되나

러시아, 중국의 핵역량 강화에 미국도 강화할 필요있다는 목소리 높아져

중국이 지난 9월 25일 모의 탄두를 탑재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태평양으로 발사했다. 중국의 공개적 미사일 시험은 40여년만의 일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2년을 끌고 있고, 미국의 대선이 코앞인 상황이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긴장으로 중동 일대에 전운이 깃들고 있다.

 

과연 중국은 왜 이 시점에서 갑자기 미사일 시험을 한 것일까? 세계가 우려 속에 중국의 속내를 파악하기에 여념이 없다.

중국이 글로벌 사회에 보는 신호는 무엇인가?

 

중국 국방부 발표에 따르면, 중국 로켓군은 9월 25일 8시 44분 훈련용 모의 탄두를 탑재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태평양 해당 공해상으로 발사하는 데 성공했다. 국방부는 “실험 탄도가 예정된 지점에 정확하게 착륙했다”고 밝혔다.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중국 신화통신에 “이번 미사일 발사는 연례 군사 훈련을 위한 일상적인 계획”이라며 “국제법과 국제 관행을 준수하며 특정 국가나 목표를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중국은 미사일 발사에 대해 “무기와 장비의 성능, 병력 훈련 수준을 효과적으로 시험하기 위해 관련국에 사전 통보했다”고 밝혔다.

 

미국 국방부 역시 즉시 반응하고 나섰다. 미국 국방부는 지난 25일 오후 “오늘 오전에 발생한 (중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에 주목하고 있다”고 답했다. 일본 해경도 지난 23일 오후 6시쯤 중국 측이 25일 오전 7시부터 오후 1시 사이 ‘우주 추락체’ 낙하 가능성과 함께 필리핀 루손섬 주변 두 곳과 미국 하와이 남부 한 곳 등 낙하 가능지역도 통보했다고 밝혔다.

 

일본은 이번 중국 미사일은 발사된 뒤 루손섬 주변 두 해역에서 분리됐고 탄두 부분은 최종적으로 하와이 남쪽 공해에 안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측은 중국이 공식적인 미사일 훈련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하야시마 하야시 일본 관방장관은 중국 미사일 훈련 사실 공식발표가 있었던 당일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태평양 발사 훈련이 일본에 사전 통보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통과한 것이 확인되지 않았으며 피해도 보고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야시 관방장관은 “필요한 정보를 수집·분석하고 온 힘을 다해 경계와 감시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의 군사동향에 대해 “불투명성은 우리나라와 국제사회의 심각한 우려사항”이라고 밝혔다.

대만 국방부도 중국군의 동향을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중국군은 대만 인근 해역에서 다양한 훈련 활동을 벌이고 있다. 대만군은 연합군과 함께 감시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며 중국군의 이상 징후에 곧바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군이 태평양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공개적으로 발표한 것은 44년 만에 처음이다. 지난 1980년 중국은 첫 대륙간탄도미사일인 둥펑-5형의 시험발사에 성공한 것을 발표하며 자축했다.

당시 미사일은 중국 주취안(九泉) 위성발사센터에서 발사돼 8000km 이상을 비행해 남태평양에 떨어졌다. 이후 중국은 비공개 방식으로 서부 육지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실시해 왔다.

중국 국방부나 국영 언론은 이번의 경우 발사된 미사일 유형 등 자세한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중국의 최신 대륙간탄도미사일은 DF-41로 추정 사거리가 1만2000~1만5000㎞로 미국 본토까지 도달할 수 있다.

 

중국의 이번 시험 미사일에 대해서 일각에서는 ‘동풍-41’이라는 분석이 있지만 미국 싱크탱크인 국제평가전략센터(International Assessment and Strategy Center)의 아시아 군사문제 수석연구원 리처드 피셔(Richard Fisher)는 한 방송국에 나와서 “중국 당국이 탄두 하나를 탑재했다고 밝혔다”며 “이는 동풍-41보다 작은 동풍-31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미사일 발사 훈련은 앞서 중국이 일본, 대만은 물론 필리핀 등 주변국과 군사적 충돌을 겪으며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실제 일본은 지난 몇 주 동안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자국 영공을 침범한 것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했었다. 필리핀은 자국 선박이 중국 군함과 남중국해의 분쟁 섬과 암초 근처에서 반복적으로 충돌하면서 갈등을 빚었다.

대만은 중국군이 인근 해역에서 집중적인 미사일 발사 및 기타 군사 훈련을 벌여 긴장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중국의 이번 미사일 발사 훈련은 모두에 대한 분명한 경고일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싱가포르 난양기술대학교 국제학대학원(RSIS) 선임 연구원인 드류 톰슨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매우 분명한 움직임”이라며 “이번 발사는 모든 사람을 위협하기 위한 강력한 신호”라고 분석했다.

 

또 일각에서는 중국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그동안 미국 등 서방국가 정보 사이드에서 꾸준히 제기됐던 중국 인민해방군의 전투 능력에 대한 실질적인 답변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하고 있다.

실제 중국은 시진핑 정권 출범이래 지속적으로 “싸워서 이기는 강군”이라는 표어를 내세우며 군 인사 개혁조치를 벌이고 있다. 이에 서방국가 정보 사이드에서는 중국 로켓군 내부의 부패와 장비 품질 문제, 그리고 최고위층의 주요 인사 조정에 대해 우려와 함께 중국군이 가까운 미래에 대규모 군사 작전을 수행할 수 없다고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시진핑 중국 주석은 최근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20기 3중전회 결정에서도 중국은 향후 전략적 억지력 발전을 강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중국은 이제 매년 수차례 대륙간 탄도미사일 훈련과 무작위 발사를 실시하고 있는 미국과 동등해지려 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분석이 사실일 경우, 중국은 향후 이번과 같은 미사일 발사 훈련을 주기적으로 할 수 있어 주목된다.

중국은 이제 다른 핵보유국의 예를 따르고 유사한 군사 훈련을 공개적이고 두려움 없이 실시하여 중국의 전략적 힘을 합법적으로 보여주고 나아가 서방 국가의 군사적 위협을 억제할 때가 됐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미국 아델피대학교 왕웨이정 예술과학대학장과 정치학 교수는 자유아시아방송과 인터뷰에서 “중국이 이번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통해 세 가지 신호를 보냈다”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 내부적으로 정치적 의미가 크다”며 “이번 미사일 훈련은 시진핑이 로켓군 숙청이 끝났고 군을 확고히 장악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군사적 관점에서 볼 때, “이번 움직임은 중국의 장거리 미사일 기술이 성숙해 미래 전쟁이나 준전시에서 억지력을 발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왕웨이정 교수는 미사일 발사의 외교적 의미 역시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일단 미국의 대선을 앞두고 중국의 미사일 발사 능력을 과시해 향후 미국과의 협상능력을 높이겠다는 것일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현재 핵군축 협상에도 참여하고 있지 않다. 또한 이번에 중국의 미사일 착지 지점은 과거 미국 인도·태평양 사령부의 영토였던 동태평양 공해다. 여기에 미사일을 발사함으로써 미국에 분명한 경고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중국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성공을 발표한 직후, 신형 전투기 공개를 예고했다. 위칭장 인민해방군 공군 부사령관은 “중국이 최근 몇 년간 개발한 신형 전투기를 오는 11월 주하이 에어쇼에서는 장거리 전략 전달 및 공습 능력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결국 중국의 이 같은 무력시위는 국제사회에 중국에 대한 인식 제고를 촉구하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중국은 중요한 목표 중 하나로, 중국의 전략적 힘을 특히 미국뿐만 아니라 미국을 포함한 다른 서방 국가에 체계적으로 과시하는 것을 바란다는 것이다. 서구 사회가 이제는 중국의 부상을 받아들여야 할 현실이 됐다는 점을 인식하길 바라고, 중국에 대한 적대적 정책을 포기하길 바란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이 같은 태도는 미국에게 핵억제 역량 강화를 유발할 수 있어 주목된다. 실제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중국의 탄도미사일 미사일 시험은 세계가 새로운 핵무기 경쟁 시대로 진입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준다”며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핵무기 증강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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