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억9000만t'
올 1~11월 중국 석탄 생산량으로 역대 최고치다.
중국은 글로벌 사회의 '탄소 넷 제로(Net Zero)'에 호응해 석탄을 줄이기로 했는데, 오히려 생산량이 역대 최고치로 늘어난 것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유가가 급속히 치솟는 상황에서 중국이 어떻게 대응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자국의 이익 앞에 글로벌 공동선의 추구는 항상 뒷전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수치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30일 "올해 1∼11월 중국의 석탄 생산량이 40억9000만t으로, 작년 동기 대비 9.7% 늘어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고 보도했다.
올여름 60여 년 만에 닥친 혹독한 가뭄과 폭염으로 수력 발전 거점인 쓰촨의 수력발전소들이 전력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서 화력발전소 가동을 확대한 것이 석탄 생산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중국의 석탄 생산은 산시(山西)성, 산시(陝西)성, 네이멍구(內蒙古), 신장(新疆) 위구르 자치구 등 4대 석탄 기지가 전체의 81%를 차지한다.
특히 중국 석탄 생산량의 33%를 차지하는 산시(山西)성은 올해 들어 지난 27일까지 총 13억t을 생산, 2년 연속 1억t 이상 증산했다.
인민일보에 따르면 중국의 발전용 석탄 재고량은 1억7600만t에 달하며 이는 중국 전역에서 난방용, 산업용 등으로 24일 동안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이에 석탄 생산과 사용이 증가하면서 중국이 공언한 탄소 중립 달성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중국은 2030년 탄소 배출 정점을 찍고, 2060년 탄소 중립을 실현하겠다는 '쌍탄(雙炭)' 목표를 국제사회에 공언한 바 있다.
2035년까지 비(非)화석 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을 25%로 올리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이를 위해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생산을 확대하고 있으며 보조금 지원 등을 통해 전기차와 수소차 등 신에너지차 보급도 늘리고 있다.
중국이 5년마다 발표하는 공산당 보고서에는 모든 국가 운영 계획이 들어있다. 이들 계획에는 달성할 수 있는 게 있고, 달성해야 할 게 있다. 달성하지 않아도 되는 것도 있다.
중국 당국은 달성해야할 계획만 달성하려고 한다. 당을 위한 계획들이다. 중국을 알고 나면 중국의 다음 행보가 정확히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