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2일 광둥성 광저우에 위치한 LG디스플레이 생산기지를 방문했다.
LG디스플레이는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중국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현재 축소되고 있는 국면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시 주석의 방문은 시장에 강력한 신호로 작용할 수 있어 주목된다.
무엇보다 한국과의 정치적 교류가 냉각기에 접어들면서 한국 기업들에 대한 중국 시장의 냉담도 심해지는 상황 속에 시 주석의 방문은 깊은 함의가 있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인민일보 인터넷판은 시 주석이 광둥성 시찰 중 광저우의 LG디스플레이 생산기지와 중국 신에너지차 업체 광치아이온을 방문했다고 13일 보도했다.
시 주석은 이번 LG디스플레이 방문에서 현지의 대외개방 추진, 제조업의 질적 발전, 기업의 과학기술 혁신 추진 상황 등을 파악하고 기업대표, 연구자 등과 교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LG디스플레이 관계자들과 대화하며 한중간의 우의를 강조하는 덕담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이 지난달 양회(兩會,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거쳐 집권 3기에 공식 돌입한 뒤 외자 기업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은 지난해 목표치에 크게 못 미치는 3.0% 성장에 그친 뒤 올해는 '5.0% 안팎' 성장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내수 확대와 외자 유치를 강조하는 상황이다.
이번 시 주석의 LG디스플레이 방문은 외국 기업 투자를 환영한다는 무언의 메시지를 낸 것일 수 있어 보인다.
한국 입장에서 관심은 미중 전략경쟁 심화 속에 한중관계가 미묘한 상황에서 시 주석이 외국 투자 기업 중 LG디스플레이를 방문처로 택한 배경이다.
일단 한중관계 중시 기조를 보인 것이라는 해석과 함께,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미국의 고강도 대중국 디커플링(탈동조화)에 한국 정부와 기업이 참여하지 않기를 바라는 의미를 담은 행보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시 주석은 저장성 당 서기였던 2005년 7월 생전의 구본무 전 LG 회장과 만나 저장성과 LG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고, 2014년 국가주석 자격으로 방한했을 때 서울 시내 한 호텔에 마련된 LG 전시관을 찾기도 했다.
2006년 중국 측과 합작 형식으로 건설된 광저우 LG디스플레이 생산기지는 광저우에서 가장 큰 외자기업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