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찬선의 시와 경제 16 - SIU와 모럴 해저드
전문가는 달랐다. 이은해의 남편 윤씨가 가평계곡에서 익사했을 때, 최초의 수사를 맡은 경찰서는 변사 사건으로 보고 내사 종결했다. 하지만 생명보험회사는 무언가 의심스럽다며 사망보험금 지급을 지연하고, 거부했다. 보험회사의 특별조사 전문가들로 이루어진 SIU(Special Investigation Unit)는 과연 무엇을 보았을까. 특별조사조직으로 번역되는 SIU는 보험사기를 전담한다. 보험회사 별로 적게는 8명(미래에셋생명), 많게는 58명(삼성화재)씩 활동하는 SIU의 중심구성원들은 검찰과 경찰에서 직접 수사를 맡았던 전문 조사요원들이다. 병원에서 임상경험이 많은 간호사와 의료분석요원 등도 참여한다. 이들은 2021년 기준 9434억 원에 이르는 보험사기를 적발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은해와 공범 조현수는 2019년 6월 30일 오후 8시쯤, 윤씨를 가평 용소계곡으로 뛰어들게 한 뒤 구조하지 않아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윤씨가 숨진 지 4개월 뒤, 경찰이 단순변사로 종결하자, 이은해는 보험회사에 윤씨에 대한 사망 보험금 8억여 원을 청구했다가 거절당했다. SIU들이 단순 사고사가 아닌 ‘부작위 살인’일 가능성이 있다는 의심을 제기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