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파상의 ‘여자의 일생’은
여성의 삶이
동양은 물론, 서양에서
얼마나 서글픈지,
얼마나 부조리한지 보여준다.
흔히 삼종지의(三從之義)라 했다.
어려서는 부친을 따르고,
결혼해선 남편을 따르면,
늙어서는 자식을 따른다는 말이다.
모파상의 소설도
삼종지의에 대한 서양적 진실이다.
동양은 일찍이 모계사회였다고 하는데,
갑골자로 본 여성은
너무도 일찍이 순종의 덕을 실천하는 모습이다.
계집 녀(女)는 누가 봐도
한 여성이
무릎 앞에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앉아 있는 모습이다.
그 여성이
아이를 안고
젖을 먹이는 게
어미 모(母)다.
계집 녀(女)에서
젖가슴이 강조됐다.
가장 단순하지만
가장 아름답고
가장 숭고한 모습이다.
재미있는 게
어미 모(母) 자형의 발전이다.
계집 녀(女)의 모습이 조금씩 사라진다는 것이다.
예서에서 어미 모(母)는 어미일 뿐이다.
계집 녀(女)의 모습이 글자 속으로 사라진다.
계집 녀(女) 발전사에 가장 서글픈 모습이 노비 노(奴)다.
여성의 팔을 비틀어
뒤로 잡아채는 모습이다.
여성을 뒤로 낚아채
마음대로 하는 게 노예다.
낯선 사내에 이끌려
낯선 곳에서
온갖 잡일을 다하며
아이도 낳아야 했던 게 노예다.
손에 이끌린 여성이다.
그 마음이 오죽했으랴,
노예의 마음,
그게 분노의 노(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