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不见古人
qián bú jiàn gǔ rén
后不见来者
hòu bú jiàn lái zhě
念天地之悠悠
niàn tiān dì zhī yōu yōu
独怆然而涕下
dú chuàng rán ér tì xià”
내 앞에도 옛사람 보이지 않고
내 뒤에도 오는 사람이 없구나!
막막한 천지
나 홀로 둘러보고
돌연히 떨어지는
한 줄기 눈물.
당나라 초기 시인 진자앙(陈子昂, 659~700)의 '등유주대가(登幽州台歌)'이다.
진자앙의 자는 백옥(伯玉)이며 광택(光宅) 원년(684년)에 과거에 급제했다.
광택은 측천무후가 실권을 행사하기 시작했던 시기의 연호여서 '무후연호'라고도 한다.
진자앙은 이때 진사가 돼 측천무후의 아낌을 받았으나 무후의 교만 방탕함에 실망해 그를 시에서 수없이 풍자한다.
이 시는 진자앙이 무유의(武攸宜)의 작전 참모로 있던 시절 썼다고 한다.
토벌 작전에 선봉장이 되길 간청했으나 거절당하자 비분강개해 썼다는 설이 있다.
진자앙의 성격이 그랬던 것 같다. 옳다고 판단한 일은 앞에 끌어주는 이 없어도 매진을 하고, 뒤따르는 이 없어도 포기하지 않았으리라.
등유주대가(登幽州台歌)에서도 그의 성품을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짧게, 이렇게 단순히 세상의 고독을, 세상의 무게를 이야기할 수 있다니….
홀로 가는 구도자의 모습을 이리도 처연하게 그릴 수 있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