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취업난으로 해외 유학 지원자가 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1일 보도했다.
미취업으로 인한 시간적 공백을 일단 공부로 채우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유학은 막대한 비용이 든다는 점에서 학생과 부모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결정이다. 유학 후에도 취업이 되지 않는다면 취업률을 높이지 못하는 중국 당국에 대한 불만은 더욱 고조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SCMP에 따르면 1978년 중국의 개혁개방 이후 2021년 말까지 약 800만 명의 중국 학생이 해외 유학에 나섰고, 2022년 해외 유학 지원자는 전년 대비 23.4% 늘었다.
SCMP는 최근 중국의 취업난이 심화하자 해외 유학을 통해 취업 전선에서 경쟁력을 높이려는 학생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16∼24세 청년 실업률은 지난 6월 21.3%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올여름 사상 최대인 1158만 명의 신규 대졸자가 취업 시장으로 유입돼 원하는 일자리를 찾는 게 더 어려워지고 있다.
공산당 일당 독재국인 중국의 청년 취업률은 독재의 정당성을 유지하는 바로미터다. 사회주의는 본래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정부가 공급해주는 체제다. 마오쩌둥 시절 중국 당국은 있는 일자리를 쪼개는 방식으로, 즉 급여를 줄이면서 일자리를 늘려 사회에 제공해왔다.
하지만 이 같은 방식은 시장주의 경제 원칙이 강조하는 산업 효율성을 극도로 떨어뜨리는 문제를 발생시켰다.
중국 당국은 이후 시장주의 경제를 받아들여 파이를 키우는 방식, 즉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는 방식으로 사회주의 독재국가의 책무를 이행해왔다.
하지만 최근 경제가 고도화하면서 성장률이 둔화하고, 산업이 만들어내는 일자리 수가 과거처럼 드라마틱하게 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중국 대학생들의 요구 수준도 높아지면서 양질의 일자리 제공은 더욱 어려운 과제가 되고 있다.
중국 유학업체 EIC교육의 자료에 따르면 해외 유학생의 81.2%는 석사 학위 과정을 선택하는데, 지난해 중국내 석사 시험 응시자수 증가율은 21%였으나 올해는 3.7%에 머물렀다.
이에 대해 SCMP는 "중국 당국이 국제적으로 경쟁할 연구 개발과 인재 유치를 위해 강력한 지원과 투자를 하고 있음에도 중국 대학생들은 경쟁력 제고를 위해 해외로 계속 몰려 나가고 있다"고 지적했다.